'나눔'은 아주 쉬운 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미덕 중 하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적든 많든,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나눔은 '함께'라는 의미를 알고 있어야 실천할 수 있다.
테이블 앞으로 우루루 모여든 친구들 앞에
파이 하나가 놓여져 있다.
방금 구워낸 듯한 먹음직스러운 파이 하나.
파이의 고소한 향에 다들 테이블 앞으로 뛰어왔지만,
어느 누구도 손을 데지 않고 기다린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매단 채로.
파이 하나는, 친구들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그럼 책은? 공은? 나무는?
그렇다.
원하는 만큼, 여러 조각으로 파이를 나눠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듯이
책도 공도 나무도 함께 나눌 수 있다.
처음 만난 친구와 내 친구를 나누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연물도 과감히 나누고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까지도 나눈다.
서로의 입에서 흥얼거리는 노래도
내리쬐는 햇살도
넘어진 친구의 아픈 마음도 나눈다.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까지도 나눈다면
우리에겐 그 순간에 함께 했던
바람도 하늘도 즐거운 마음까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된다.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는
나눔에 대해 전하지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 어떤 지식도 교훈도 가르침도 주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나누고, 언제 나누고 있는지를
담담하게 채워넣었다.
혼자일 때는 절대 느끼지 못하는 "함께"의 순간을
"나눔"이라는 미덕으로 채워가는
의미있는 시간을 담아낸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미소와 따스함이 전달된다.
책도, 공도, 노래도, 시간도, 산들바람도, 이야기도… 이 세상은
우리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것투성이다!
나눔이란 무엇일까? 언제부턴가 우리는 ‘나눔’이란 말에 ‘자원봉사’나 ‘기부’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선한 마음으로 타인에게, 특히 소외된 이들에게 베푸는 행위가 당위로 여겨지고 사회 운동으로 강조되던 시대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일상에서 언제든 할 수 있는 소박한 나눔의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이다.
그림책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를 펼치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내던 아주 작고 소박한 나눔의 목록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파이나 수박 같은 음식을 쪼개고 나누듯이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세상 도처에, 우리 일상 곳곳에 널려 있다. 책도, 공도, 나무도, 노래도, 시간도, 산들바람도, 시냇물도, 이야기도, 포옹도, 하늘도, 빛도…… 이 세상은 우리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것투성인 것이다. 나눔의 대상은 유무형의 것들을 초월하며 모두모두 우리 곁에, 바로 우리 일상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나눔은 끝이 없는 것이어서 빵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그 부스러기조차도 나눌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이어진다.
‘파이’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여러 조각으로 쪼갤 수 있어.
바로 ‘나눔’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야!
최근 사회와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은 훨씬 편리해졌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손쉽게 각자의 일상을 공유한다. 하지만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 실제 생활에서의 직접적인 소통과 교감은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
그림책 『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는 그에 대한 해법을 아주 간결하고 실감나게 전달한다. 한 가족의 나들이를 따라가면서 하루 동안 이웃,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즐겁게 교감하고, 실제적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소박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작가 ‘스테파니 파슬리 레드야드’의 글이 돋보이는 책이다. 아무런 꾸밈이 없고 간결하지만 시적인 리듬이 잘 살아 있는 글은 산들바람처럼 독자들의 마음에 불어온다. 그리고 ‘칼데콧 상’ 수상 작가 ‘제이슨 친’의 손끝에서 탄생한 사실적인 그림들은 평화롭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마치 앨범 사진처럼 오래 기억될 인상적인 장면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이 정답게 파이를 나눠 먹고,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뛰어 놀고, 밤하늘에 쏘아 올려진 폭죽을 함께 바라보는 모습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만 같은 생생한 느낌을 준다. 주머니 속 작은 돌멩이, 단짝 친구, 숲속의 작은 아지트와 보물 같은 소중한 것들을 함께 나누면서 행복하게 웃음 짓는 아이들의 표정은 단순하지만 뜻깊은 메시지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진정한 ‘우리’와 ‘나눔’의 의미를 일깨운다.
“담요도? 산들바람도? 하늘도?
그래, 이 모든 것들이 나눔을 위한 거란다.
파이처럼 말이야.”
맛있는 파이를 함께 나눠 먹을 땐 성별도, 나이도, 피부색도, 그 어느 것 중요하지 않다. 파이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여러 조각으로 쪼갤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파이처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작고 소박한 것들을 공유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행복 누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것이다.
주요 내용
어느 화창한 여름날, 아침부터 온 가족이 나들이 준비로 분주하다. 애플파이, 빵, 딸기와 같은 음식을 챙겨 자전거에 싣고 큰 검정개를 데리고 야외로 소풍을 간다. 그곳에서 이웃과 친구들을 만나 파이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어 함께 나누어 먹고 즐겁게 어울려 논다. 그러는 동안, 파이로 처음 시작된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나눔의 목록은 끝없이 이어진다. 책도, 공도, 나무도, 노래도, 시간도, 산들바람도, 이야기도, 포옹도, 하늘도…… 이 세상은 우리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