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2018-12-28 15:08:48 |
---|---|
에프 그래픽 컬렉션 Drawings + Poems 인생 그림책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와 성장소설 『그리운 메이 아줌마』로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뉴베리 상’ 수상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의 작품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가 출판사 에프에서 출간되었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는 잘 짜인 구성과 절제된 문장으로 ‘뉴베리 상’과 ‘칼데콧 상’을 각각 두 번씩이나 수상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신시아 라일런트의 시와, 영화 <보스 베이비>의 원작을 그린 ‘칼데콧 상’ 수상 작가 말라 프레이지의 그림이 어우러진 멋진 컬래버레이션 북이다. 그동안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플립』, 『브로크백 마운틴』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공들여 번역, 출간한 출판사 에프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에프 그래픽 컬렉션’이기도 하다. 점점 긴 글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 많아지는 오늘날, ‘에프 그래픽 컬렉션’은 문학성 높은 글과 그림 혹은 사진 등의 이미지를 함께 곁들임으로써 독자들의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배가 되게 하는 새로운 컬렉션이다. <그림 동화>의 원작과 시각예술가 숀 탠의 조각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가 ‘에프 그래픽 컬렉션 Sculptures + Folk tales’로 독자들을 찾아갔고, 이번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는 신시아 라일런트의 기발하고 재치 있는 시 한 편에 말라 프레이지의 그림 한 편이 녹아 있는 ‘에프 그래픽 컬렉션 Drawings + Poems’로 세상에 선보인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오직 이것만 보았다./혜성도 보지 않고/허리케인도 보지 않고/아기들이 태어나는 것도/다 놓치고 말았다./오직 케이블 티브이를 보는 재미에만 푹 빠져 있었다. -「하느님, 케이블 티브이를 신청하다」 中’ 하느님의 인간적인 모습은 이 책의 모든 작품에서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지지만, 글만으로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던 어떤 감정들은 말라 프레이지의 그림과 어우러져 극대화된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속 시와 그림이 우리 일상의 한복판으로 하느님을 데려와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이웃이자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하느님은 왜 유기견을 입양했을까?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라는 제목만 놓고 보면, 언뜻 기독교 서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하느님은 우리가 종교적으로 알고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하느님은 어떻게 하면 파마를 잘할 수 있는지 배우려고 미용 학교 수강생이 되었다가 엉뚱하게 네일 케어에 빠지기도 하고, 케이블 티브이와 인라인스케이트에 열광하기도 한다. 감기에 걸려 코를 훌쩍이며 테레사 수녀에게 만화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회사원이 되어 스니커즈를 서른일곱 개나 먹어치우기도 한다. ‘하느님은 하루 종일/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는/자신의 직업이 힘들다고 생각했다./일은 고문 같았다./하느님은 자기 안에 있는 빛이/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느꼈다./그리고 만약에/전화를 한 통이라도 더 받는다면/사람들이 종종 말하는/아마겟돈이 시작되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느님, 회사원 되다」 中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다. 우리가 평소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친숙한 하느님의 모습이다. 아니, 어쩌면 이 모습은 하느님이 모습이 아닌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시편마다 그려진 그림 속의 하느님은 어떤 시에서는 여자였다가, 어떤 시에서는 남자이고, 또 다른 시에서는 할아버지였다가, 젊은 여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시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에서 유기견을 입양함으로써 ‘밤에도 자신의 발을 따뜻하게 해 줄/누군가가 생’긴 따뜻한 결말을 맞이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하느님의 일상은 곧 우리 모두의 일상이며, 우리가 꿈꾸는 것을 함께 꿈꾸고, 힘들어하는 일에 함께 힘들어한다. 그래서 하느님은 누구보다 인간적으로 느껴지며. 곧 나를 포함한 내 주위의 누구나 하느님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러한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 경찰에게 체포된 사람, 감기에 걸린 사람, 그 어떤 사람에게도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 그들 모두 모습을 바꾼 하느님일지도 모를 일이다.
차례 하느님, 잠에서 깨다
저자 소개 지은이 신시아 라일런트 그린이 말라 프레이지 옮긴이 신형건 |
이전 | 아이의 행복과 성공, 어른들에게 달려 있다! - 『셀카에 빠진 아이, 왜 위험한가?』 2018-12-27 11:21:24 |
---|---|
다음 | <푸른 동시놀이터 > 신인 추천작 발표 (2019년 1월) 2019-01-07 09:28: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