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아윤_ 대학강사

낮은 학년을 위한 인물 이야기는 어떠해야 할까? 이 책들은 그 질문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 이야기로, 닮고 싶은 인생을 산 다섯 명의 이야기를 모은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다. 주인공 화자가 어린 시절을 찬찬히 들려주는데, 이는 특별한 출생과 기이한 능력을 강조하는 ‘위인전’과 다르고, 업적 중심의 인물 이야기와도 거리를 둔다. 화자는 자신의 삶의 과정을 담담히 들려주고, 삶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마음을 다해 조언한다. 울림을 주는 주제의식이 만화풍의 경쾌하고 익살스런 그림과 만나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다.

다섯 권의 책 중에서 『나는 아인슈타인이야!』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평범한 개인이라기보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개념이 박약했던 시절, 편견과 장애를 딛고 우뚝 선 헬렌 켈러. 기존 동물학의 연구를 거부하고, 숲에서 동물들에게 이름을 붙여 가며 연구를 한 제인 구달. 비폭력 저항 운동을 이끈 마틴 루서 킹과 버스 안 타기 운동을 이끈 로자 파크스. 그들은 자유와 평화, 정의의 개념을 온몸으로 보여 주며 마침내 흑인 인권에 대한 새로운 법을 통과시키고 세상을 변화시켰다. 재능을 자원화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위치, 그로 인한 고통을 자원화하고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이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힘을 실어 준 그들에겐 공통된 행운이 있었던 것일까? 그들 곁엔 그들을 믿고 지지해 준 가족, 스승, 함께 길을 걸어 준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시련을 혼자서 극복하는 영웅은 없다. 위대함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이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영웅의 의지와 끈기, 신념을 본받는 것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그들과 연결될 수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 가는 위대한 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공동체 감각을 몸에 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시리즈의 제목을 이렇게 해석하는 건 어떨까?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