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신간평가단] 『마음을 그리는 아이』 한 소녀의 성장이 어른의 책임을 묻는다. 2020-06-14 03:17:25

가끔 책을 읽다보면, 읽어도 읽어도 책장은 넘어가고 있지만 마음으로 읽혀지지 않는 책이 있다. 나의 손에서 마음에서 2주내내 떠나지 않은 책이 한 권 있다. 읽고는 있지만, 나의 마음에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서 읽고 또 읽고 반복을 하며 내내 맴도는 책, 한 소녀의 성장을 담담하고도 꾸밈없이 이야기 한 『마음을 그리는 아이』 이다.

홀리스 우즈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녀, 그녀가 버려진 ‘홀리스우즈’라는 장소의 이름을 그대로 불린다. 그녀는 꽤 많은 위탁 가정을 돌아다니며 마음은 열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되었다. 그런 홀리스가 마음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림이다. 그녀는 매우 투명하며 자신의 삶에 매우 진지하다. 자신의 존재가 의미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고 무의미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존재있는 사람이고 싶은 간절함이 얼마나 외롭게 만드는지 너무나 일찍 알아버린다. 그러나 어른들의 시선에 그녀는 문제 투성이에 입양하고자 하는 가정이 없는, 꽤나 거칠고 불편한 존재일 뿐이다.

“홀리스, 네겐 신선한 공기, 자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골 생활이 필요해.”

그러나 이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나는 회벽 집 여자가 전화로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중략]

“아직도 입양이 되지 않은 게 이해가 되요. 홀리스 우주란 아이는 정말 문제가 산더미같이 많은 아이예요.”

마음을 그리는 아이. 20쪽

홀리스에게 그리움은 습관이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한번쯤 가져보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홀리스는 가족이 무엇인지, 가족이 서로를 향해 뻗어가는 관심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녀에게 가족은 자신을 거절한 존재로 낙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그리는 아이』 를 읽는 동안,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아이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일들이 일어났다. 선택하지 않았지만 보호받을 권리를 가지고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유일한 내 편으로 믿고 있었던 부모로부터의 학대, 그 아이들이 겪은 배신감은 신체적 고통보다 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것이다.

홀리스 우즈, 그녀는 스스로 가족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온다. 사랑을 받아 본 적도 자신의 존재도 인정받아 본 기억이 없기에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먼저 버리는 것을 선택해 온 것이다. 그녀의 버림은 자시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이며, 스스로가 더 초라해지지 않기 위한 방어인 것이었다.

홀리스 우즈는 기꺼이 가족의 울타리를 열어준 리건 가족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 조시 아줌마가 있었기에 자신의 존재가 의미있음을 배운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성장한다. 이는 리건 가족과 조시 아줌마가 보인 책임감과 있는 그대로의 홀리스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조시 아줌마는 이제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아줌마는 항상 손을 뻗어 내 뺨을 만졌다. 가끔 베일이 달린 아줌마의 갈색 모자를 쓰면 아줌마의 눈에서 나를 알아보는 기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을 그리는 아이. 208쪽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소녀의 성장기를 들려주는 『마음을 그리는 아이』 는, 어른들의 무책임과 편견이 얼마나 나약하고 힘없는 핑계인지를 보여준다.

facebook twitter hms

전체 0

자동생성방지
자동생성방지를 위해 왼쪽에 보이는 숫자를 입력하세요.

글 읽기
이전 [신간평가단] 우리는 딱이야 2020-06-13 16:50:56
다음 [신간평가단] 『우리는 딱이야』 언어와 세대의 장벽을 뛰어넘은, 우리 이야기 2020-06-14 03:48:15


최근 본 상품 (0)

배송정보
배송조회를 하시려면 송장번호를 클릭하세요
배송조회
상품명
주문번호
택배사
송장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