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한 소녀가 만나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인연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소녀를 기억한다. 살아가다보면 누군가에게 연민, 동정, 어떤 따뜻함 감정에 휩싸이는 상황을 만난다. 왠지 슬퍼 보이는 사람, 외로워 보이는 사람, 선뜻 손을 내밀고 싶어도 돌아보면 나의 상황에서 끝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함을 알기에 도움의 손길을 거두어 버린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외롭고 힘든 상황을 살아가는 주인공 소녀 주영서. 영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따뜻하고 차갑다. 다정한 말 한 마디 건네고 싶은 그런 모습의 영서에게 선뜻 먼저 다가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소녀의 상황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없어 물러선다.

우리가 과연 누군가를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나만의 기준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따뜻함이 있다.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힘든 누군가를 위로 할 수 있는 손을 내밀어 준다면 우리 주변은 살만 할 것이다.

작가의 외롭고 불안했던 성장과정을 닮은 책이었다. 아픈 현실 속에서도 사소한 만남이 주는 선물이 존재한다. 혼자라고 생각하는 힘든 순간에도 모르는 누군가의 생각지 못한 도움과 손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주인공 영서처럼 아픈 시기의 아이들이 삶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며 살아가길 바란다.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