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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서평단] 동물은 당신보다 아래입니까? <길 위의 개>, 강숙인 2020-02-10 11:46:45

이 책은 6개의 단편동화로 구성되어 있다. 단연 6개의 이야기 중, 이 책의 이름이기도 한 ‘길 위의 개’가 가장 좋았다.

이야기의 갈등은 시골집에서 개 ‘보배’를 기르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할머니에게

시골집을 팔고 서울로 오라는 현지의 부모님의 요청이 있고부터 시작된다.

명분은 시골에 홀로 계신 것이 자식된 도리로 마음 편치 않다는 것이지만

사실은 현지 아빠의 회사가 부도가 나기 직전이라, 당장 손쓸 자금 융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눈도 잘 보이지 않는 늙은 개 ‘보배’를 버리고 갈 수 없다며

한사코 이를 거절하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할머니는 시골집을 처분하게 된다.

할머니가 ‘진짜’ 가족과 살게 되서 외려 다행이라고 말하는 엄마는

할머니의 ‘진짜’ 가족인 보배를 아무에게나 처분하려고 한다.

이 이야기의 묘미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현지의 내면을 그려낸 데에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일 및 집의 크고 작은 일에 어른들의 선택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아이의 입장과 내적 갈등,

길 위의 버려진 개가 될 지도 모를 보배를 위해 한 마디 말조차 거들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개 숙인 아이의 적극적인 양심이

아이들의 언어로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이 이야기가 ‘개’를 가족의 카테고리로 한번도 나눠보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좋겠다.

자식을 다 떠나보내고 시골에 홀로 남은 할머니의 곁을 지키는 ‘개’의 이야기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무언가를 떠올려보게 한다.

세상엔 세심하게 대우하고 사랑해야 할 것이 널렸다.

그 안에는 힘없는 할매와 말 못하는 개, 고양이들도 포함되어 있다.

동물은 당신보다 아래입니까?

질문에 말끝이 흐려진다면, 동화 ‘길 위의 개’를 만나봐요 🙂

ps. 이 동화책을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메리』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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