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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듣고 있니? - mosensia 2021-02-16 23:56:19

듣고 있니?  Are You Listening?
틸리 월든 / 원지인 옮김
에프

표지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몸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듯합니다. 서로 표정에서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집니다. 주변의 색과 다르게 주인공들과 고양이가 회색빛을 띄고 있어요. 제목부터 주인공들의 표정까지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듣고 있니?』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시사성이 높은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 작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틸리 월든> 19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났으며 만화가 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데뷔작 『여름의 끝』과 『아이 러브 디스 파트』로 이그나츠 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스피닝』으로 아이스너 상까지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다. 또한 『듣고 있니?』로 또 한차례 아이스너 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차례차례 독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특유의 감성적인 그림과 함께 자기만의 개성적인 이야기를 펼쳐 내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가는 무엇을 듣길 바라는 걸까요?

‘비’는 집을 나왔어요. 무작정 계획도 없이 정치 없이 다니고 있어요. 무슨 일로 집을 나왔을까? 궁금합니다. 잡화점에서 같은 마을에 사는 ‘루’를 만나게 됩니다. 정비사 루는 비를 차에 태워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딘가 모르게 둘은 불안합니다. 함께 차를 타고 가도 함께 있지 않은 듯 다른 세계를 헤매고 있어요. 비와 루는 둘 다 상처가 있어요. 비는 친척인 같은 나이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지만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해요. 혼자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저항하지 못했다고 자책을 하지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모든 일들이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고 믿어요.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은 고통 그 자체입니다. 살고 싶어 탈출합니다. 비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고 해도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는 루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힘들게 말합니다. 루는 비를 위로하며 일어난 일들이 비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비는 루의 말을 믿으며 일어난 일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조금씩 받아들이지요.

‘루’는 엄마의 죽음으로 힘들어합니다. 상실을 경험한 루는 회복이 되지 않아 고모할머니 댁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걸 엄마에게 이야기하려고 했을 땐 곁에 없었지요. 너무나 안타까워합니다. 엄마가 떠난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모든 일에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요. 자꾸만 힘들어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루는 엄마가 사용하시던 차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요. 오래된 차임에도 항상 몰고 다니지요. 루는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까지 친구들과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까지 모든 게 뒤죽박죽 힘들어합니다.

비와 루가 함께 루의 고모할머니 댁으로 가는 길에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고양이의 목에 ‘서부’라는 단어가 적혀 있어요. 고양이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비는 고양이가 자신처럼 느껴졌던 걸까요? 혼자 외로이 있는 고양이가 안타까워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 하지요. 루와 고양이의 집을 찾아주면서 누군가에게 쫓기기까지 합니다. 그 사람들은 고양이의 신비한 힘을 알고 있어요. 고양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고양이를 뒤쫓고 있어요. 비와 루는 고양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무작정 서부를 찾아 떠납니다. 쫓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목숨까지 위험에 처하게 되지요. 그때마다 고양이가 도와줍니다. 없던 길이 생기기도 하고, 있던 길이 끊어지기도 하지요. 고양이가 비와 루를 지켜줍니다.

비와 루는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처가 너무 커 혼자서는 해결을 할 수가 없지요.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자신들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치료되지 않아요. 여행을 통해, 고양이를 통해 자신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리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합니다.

고양이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통해 땅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쫓아오지요. 땅은 생명을 돋아나게 합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면 축복이지만 땅에 욕심을 가지면 끝이 없지요. 고양이는 비와 루에게 너희들이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상처를 받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듣고 있니?』는 자연의 이치대로 땅이 말하는 대로 살아가라는 뜻인 거 같아요. 나쁜 일들이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사람의 욕심과 자연의 이치대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고통받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편하게 읽고 싶었습니다. 내용이 가볍지 않아 다시 읽었어요. 성폭행, 성소수자, 상실의 경험…… 쉽지 않은 주제이고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주제여서 더 쉽지 않아요. 사람들은 많은 상처를 받고 살아갑니다. 또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하지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서 치유되는 것 같아요. 비도 루에게 위로받았습니다. 가끔 상처가 너무 커 회복이 더딜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고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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