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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피노키오 (글1) - mulganamu 2021-02-14 01:09:43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인형 피노키오. 제페토 할아버지가 만든 장난꾸러기 피노키오가 집을 떠나 온갖말썽을 부리다 결국은 물고기뱃속에서 할아버지를 만나고,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근한 동화입니다. 그래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원작을 전문으로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말이죠.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5번째 책 《피노키오》를 접하며, 피노키오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보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피노키오의 처음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결말이 아니었습니다. 말하는 나무토막이 버찌 할아버지에게서 제페토 할아버지 손으로 전해지고 그에게서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로 만들어진 것, 그리고 만들어지자마자 말썽만 부리던 그 인형이 아빠인 제페토 할아버지의 하나뿐인 외투를 팔아 사준 책을 인형극을 보러가기위해 팔아버리고 피노키오의 사정을 듣고 금화를 준 인형극단 단장 아저씨의 배려도 잊어버린 채 여우와 고양이에게 속아 집으로 가지않았던 피노키오는 결국 나무에 매달린채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일단락된 이야기였죠.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하는 독자들에 의해 피노키오는 우리가 노래에서 만나던 파랑머리 요정에 의해 제2의 삶을 열게 되었습니다. 물론, 말썽쟁이에다가 호기심대장인 피노키오가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지는 않았다는건 우리가 알고있는 사실이지요.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요.

어떤 이야기이든 주인공이 주목받는것이 당연할겁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나무로 만들어진 인형이었지만, 결국에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진짜 아들이 된 말썽쟁이. 피노키오하면 당연히 그런 내용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어릴적에 보던 피노키오를 지금, 엄마가되어 다시 보니 달리보입니다.

먼저, 제페토 할아버지. 그 마음이, 삶이 피노키오 때문에 얼마나 문드러졌을까… 싶었습니다. 만들자 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게 했던 피노키오. 피노키오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에 처하고, 자신의 외투를 팔아야 했고,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아침을 내어줘야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움직이기는 커녕 어디로 사라진지도 모르는 그 꼭두각시 인형을 찾아 헤메다가 생사의 기로에 서게되고. 피노키오를 만들어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면 당장 부숴뜨릴 수 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죠. 자신이 낳은 자녀를 무참히 팽개치는 최근 뉴스들을 보며, 더 마음이 아렸습니다. 하물며 자신이 만든 나무인형을 위해서도 자신의 삶을 거는데… 아이들이 내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이들로 인한 기쁨때문에 아이들이 없는 이전을 생각할 수 없는 것 처럼,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보는 마음이 그러했지 않았을까. 어느때보다 제페토 할아버지의 걸음걸음이 눈에 밟혔습니다.

또, 피노키오 주변에는 그를 속이려 하는 이들도 분명 있었지만, 그를 보호하고 조언을 해주려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맨 처음에 등장하는 말하는 귀뚜라미부터, 그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제페토 할아버지는 물론 인형극단 단장아저씨도 그에게 금화를 주며 아버지에게 돌아가라 했으니 – 이때라도 정신을 차렸더라면 좋았을텐데 – 고양이의 꾐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하는 지빠귀 – 그러고 보니 귀뚜라미와 지빠귀는 자기의 목숨을 담보로 피노키오에게 조언을 해준것이었네요 – , 피노키오를 살려준 파란 머리요정, 제페토 할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려준 비둘기, 돌고래, 참치, 달팽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 생각에 좋다 싶은 것으로 따라가면 모든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지요.

어떨 때는 내 속에 있는 생각이 나를 그릇되게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작정을 하고 내게 어긋난길을 알려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을 돌이켜보면 분명 그때도 그길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이들이 곁에 있었습니다. 내가 어디를 보고 있고 누구 말을 듣느냐에따라 걸음이 달라졌을 뿐.

피노키오를 보면서 참 귀가 얇은 아이구나 싶다가도, 이게 내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마음과 의도를 가지고 선택한 길이라 여겼는데 사실은 내 욕심과 맞물린 목소리에 힘을 싣고 그쪽손을 들어준 것은 아닌지. 피노키오도 뒤늦게라도 올바른 조언에 마음을 두고 더 나은 길을 택했다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나는 어떤 길을 택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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