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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듣고 있니 - mongline 2021-02-24 21:45:57

듣고 있니?

틸리 월든

에프

그래픽 노블은 처음이었다. 아니, 그래픽 노블이라고 불리는 장르의 책을 처음 펼쳐보았다.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만화와 동의어였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듣고 있니?

Are You Listening?

표지에 적혀있는 제목도, 운전을 하고 있는 루의 옆 모습도, 루와 반대 방향의 어느 곳인가를 응시하고 있는 비의 모습도, 그 앞에 있는 고양이 다이아 몬드의 뒷 모습도 무언가 다 쓸쓸해 보인다.

아래쪽의 구름같이 여러겹이 있는 안개를 피해서 도망치듯이 바삐 가는 작은 자동차의 모습만이 이들의 마음을 나타내어 주고 있는 것 같다.

비는 일상의 삶에서 도망을 치고 있다. 그녀는 자동차 정비사이다.

루는 이제 열 여덟살. 성인이 되어서 독립을 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의 그 삶에서 도망을 치고 있다.

우연히 만났고, 비가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느낀 루는 자신과의 동행을 제안한다. 그리고 첫 번째 목적지는 루의 고모 할머니의 집이다. 그 다음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더 멀리 떠나고 싶어한다.

간단히 물건을 살 만한 곳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그 고양이 목에 적혀 있는 주소가 두 번째 목적지가 된다. 그래서 이 셋의 이상하고도 신기한 자동차 여행이 펼쳐진다.

이들은 각자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있다.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했던 그럼 아픔이다.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던 날들을 보내고 그것에서부터 도망을 치는 중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덕분에 이들은 하나의 목표가 생겼고, 다이아몬드를 지키면서 아무에게도 보호받지 못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조금씩 치유받는다.

루 : 걘 우리 고양이도 아니잖아.

비 : 길을 잃었어요. 아무도 걜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우리가 도와줘야 해요.

루 : 분명 멀리 가지 못했어. 계속 찾아보자. _p.103_

그리고 비와 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조금씩 하게 되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더 솔직 해 진다.

루 : 내 이십 대 초반은 미친 듯이 일하느라 빠르게 지나갔고… 단 한 번도 그 모든 걸 어떻게 하는 건지 자문한 적도 없었어. 그런데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가 된 지금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렇게 뭔가 느긋하게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_p.91_

루 : 그 얘긴 나한테 처음 하는 거니?

비 : 네.

루 : 기분은 괜찮아?

비 : 네. _p.111_

신비한 힘을 가진 고양이였다. 그래서 이 고양이의 집을 찾는 여정은 과연 쉽지만은 않다.

“당연하죠, 모든 사람, 모든 게 잠재적인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어요. 그저 그걸 볼 수 있는 세상과 무리 가운데 서 있기면 하면 돼요.” _p.254_

“하지만 여기선, 모두 듣고 있어요.” _p.256_

처음에 제목을 보고서 궁금했다.

누구에게 듣고 있는지 물어보는걸까.

상대방에게 내 목소리를?

아니면 나에게 내 마음속 목소리를?

모두에게 물어보고 있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세상에게도 모두에게 물어보고 있는 것이었다.

듣고 있니?

Are You Listening?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듣고있니? #틸리월든 #에프 #그래픽노블

#제18기푸른책들신간평가단 #푸른책들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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