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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서평] 파피 2019-09-17 09:28:20

“파피, 지기는 내가 만난 최고의 생쥐야. 그렇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 자기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남자친구 래그위드의 말이 파피의 가슴을 푸욱 찔렀습니다. 딤우드 숲의 겁 많은 생쥐 파피는 딸랑이는 방울 귀걸이처럼 명쾌하고 단순하게 삶을 바라보는 래그위드의 말에 숨어있던 나무껍질에서 나와 두어 발자국을 내딛었지요. 그 순간 날랜 날개짓으로 딤우드 숲의 지배자, 수리부엉이, 미스터 오칵스가 돌진해 래그위드를 채갔습니다. 삼키지 못한 방울을 빼고는 한 입에 꿀꺽. 입맛을 쩝쩝 다시며 다시금 날아오른 그의 발톱이 자신의 코를 스쳐간 절체절명의 순간을 파피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에요. 겁 많은 자신은 살아남고 용감무쌍했던 래그위드는 목숨을 잃은 아이러니까지도요.

딤우드 숲의 생쥐들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미스터 오칵스의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나돌아다니지 말 것! 파피의 아빠 렁워트는 무시무시한 괴물 고슴도치로부터 생쥐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주거의 자유, 이동의 자유를 미스터 오칵스에게 양도했습니다. 숲 속의 생쥐들은 누구나가 규칙을 지켰고 단 한번 마주한 적도 없는 고슴도치 괴물의 존재를 믿었는데 이제와 파피는 그와 같은 사실이 의심스럽습니다. 황금 생쥐 래그위드가 파피의 가슴에 심어놓은 씨앗이 발아하기라도 한걸까요? 충분한 식량없이는 겨울을 날 수 없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파피 때문에 뉴 하우스로의 이동을 허락할 수 없다는 오칵스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을까요? 파피는 파격적인 용기를 내어 직접 뉴 하우스에 가보기로 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프로포즈를 받고서도 래그위드와 춤추지 못했던 파피가 탁 트인 숲, 절대로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벽을 가로지르는 순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둥근 달처럼 떠올랐습니다.

저는 햄스터도 두 손으로 만지지 못하는 사람이지만요. 커다란 귀에 방울 귀걸이를 달고서 젖은 나무 밑에 숨어 잠들고, 까칠한 고슴도치에 겁먹어 바들바들 떨고, 돌다리를 깡총깡총 건너고, 옥수수 밭을 달리고, 자기 키보다 큰 가시를 칼처럼 휘두르는 흰 발 생쥐를 봤다면 너무 기특해 쓰다듬어 주고 싶었을 것 같아요. 숲 속 동물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사랑스러운 풍경, 파피의 용맹함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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