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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간도서] 공주와 왕자는 정말 오래오래 행복했을까? 낯설고 잔혹한 그림동화 [뼈들이 노래한다] 2019-09-02 19:54:11

공주와 왕자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동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어도 결국엔 모든것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맞이합니다

왕비가 건넨 독사과를 먹고 인형처럼 잠든 갸부끼화장 마니아 #백설공주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아 샤바샤바 아이샤바 울었던 재투성이 아가씨 #신데렐라

엄지손가락만하게 태어나 본의아니게 온갖 모험을 해야했던 #엄지공주

융퉁성 없기로는 세계최고! 울보라는 이유로 바보온달에게 시집간 #평강공주

결국엔 모두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지요

그런데 이들은 정말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비록 새어머니지만 왕비에게 독살당해 죽을뻔한 트라우마를 지닌 백설공주가

아름답다는 이유로 자신의 시체에 키스한 섬뜩한 왕자와 (살아있었다면 최소 성추행범)

자신을 도와주고 함께 산 일곱난장이를 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나라에 가서 행복하게 살수 있었을까?

자신이 떨어뜨린 유리구두 한짝을 들고 온나라를 찾아 헤맨 왕자.. (현재라면 최소 스토커 각)

이상형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부와 지위를 이용해 한 여자의 신상을 턴 왕자와 신데렐라는 행복하게 살수 있었을까?

예쁘장한 외모덕에 두꺼비에게 잡혀가 민며느리 찜당하고

풍뎅이에게 잡혀가서 희롱당하고

착한 할머니 코스프레를 하고 신부의 취향은 고려하지 않은채 옆집에 사는 두더지를 들이민 뚜쟁이 들쥐할머니…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왕자님을 만난 엄지공주는 왕자가 단지 키가 같고 착하다는 이유로

수 많은 남자들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할 수 있었을까?

평강공주가 우리 깐도리만큼 울었을까요?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넘게 울었던 깐도리….

그런 깐도리를 키우면서도 난 한번도 바보온달에게 시집보낸다는 악담을 퍼붓진 않았는데…

아이에게 그런 말은 한 건 엄연한 언어폭력! 아동학대!

어릴때부터 세뇌당하다 싶이 이 말을 듣고 자란 평강공주 마음속에서는

열살이 되기전에 이미 바보온달과 수백번은 더 결혼식을 올렸을지도….

결혼에 대한 환상? 신랑에 대한 기대?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로맨스 한번 없었던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을 나라를 구한 장수로 만들어 아버지의 인정을 받았다 한들 과연 행복하게 살수 있었을까요?

그림 동화는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민담중에서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엮어 낸 것이 그림 동화의 시초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그림동화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그림동화가 아니라

야코프그림 과 빌헬름그림 이라는 독일의 그림형제가 수집한 그림동화라는 것!

대부분의 민화들이 그렇듯이 그림형제가 수집한 이야기들도 아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잔인하고 음산한지라

밝고 따뜻한 내용으로 각색되어 전 세계 아이들에게 전해졌는데요

그림형제의 기묘하고도 잔혹한 원작에 영감을 받은 시각예술가 숀탠이 놀라운 조각들을 빚어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알지 못했던 낯설고 잔혹한 그림동화…

숀탠의 환상적인 조각작품으로 들여다본 그림동화의 실체…

[뼈들이 노래한다] 입니다

공주가 물레 바늘에 찔리는 순간…

성안의 모든 시간이 멈추고, 움직이던 모든것들은 잠들었지만…

마법사가 제아무리 들장미 가시로 성을 뒤덮어 감추었어도

그 안에 핀 한송이 꽃… 공주의 미모는 감출수 없었나봅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의붓딸의 미모가 제아무리 질투났다 하지만

굳이 백설공주의 허파와 간까지 꺼내오라 시켜야했을까…?

숀탠의 작품속 왕비의 모습은 화려한 왕관조차 뾰족뾰족 가시같고

앙다문 이가 잔인해보입니다

이런 왕비의 모습을 바라보던 거울도… 아름답다는 대답을 해주기 싫었겠다..

문도 없고 계단도 없는 탑에 갇혀사는 #라푼첼

라푼첼을 만나러 가려면 길고 긴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어쩌면 우리가 알고있는 라푼첼… 예쁜 탑이 아니었을까?

소~~오~~름…ㅠㅠ

여우와 고양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자신의 멋진뿔을 자랑하던 사슴이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그렇게나 자랑스러워 하던 자신의 뿔이 덤풀에 걸려 사냥꾼에게 잡힌 사슴이나

이론만 백가지를 가지고 있는 허풍쟁이 여우나

죽음앞에서는 자신들이 보잘것없다 흉보던 토끼와 고양이의 다리보다

나을것이 하나도 없었네요..

고양이에게 자랑질을 해대는 여우의 몸엔

다리는 두개 팔은 여러개…

사냥개에게서 도망치기엔 아무 소용이 없었네요

숀탠의 [뼈들이 노래한다]에 실린 그림동화 75편의 이야기 중엔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처음 보는 내용도 있었는데

책 말미에 원작의 이야기가 실려있어 비교하며 읽을수 있어 좋았어요

요즘엔 드라마나 영화도 모두가 해피한 엔딩보다는

보는사람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결말을 더 선호하는 시대잖아요

꼭 책이 #권선징악 이나 #고진감래 #교훈 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재미를 추구하고 남는것은 없는 그런책을 선호하는것도 아니지만요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곱씹을수록 가볍지 않은 책..

숀탠의 [뼈들의 노래한다]는 저에게 그런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각을 보며 한번 아니 두번 생각하게 하는 그림동화

숀탠의 작품과 함께하니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읽을 수 있었네요~

곰곰히 생각할수 있게 여운을 남기는 내용이라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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