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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영원한 이별 죽음 :>> 죽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금붕어 유령] 2019-04-25 01:28:09

죽음이 무언지 영원한 이별이 무엇인지 모를 나이 여덟 살..

처음 본 죽음은 아버지의 죽음이었습니다

지금의 제 딸아이보다 어린 나이에 보았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날 그곳의 냄새, 소리, 피어오르던 향의 연기 모습조차

너무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그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겪은 죽음은.. 아픔과 슬픔과 분노였습니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아파 보였고

결혼 10년.. 9살 8살 연년생 남매와 세상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의 무너지는 슬픔을 보았고

서른다섯 아까운 청춘을 사고로 보내고도 책임회피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가족들은 분노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름다운 이별…

떠나는 이와 남겨진 이를 위한 마지막 배려조차 갖추지 못한

저에게 죽음이란….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난 죽음을 끔찍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시간은 자꾸만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종종 주변에서 들려오는 지인의 부고..

눈에 띄게 늙어가시는 엄마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남편도… 내 아이들과 이별을 겪어야 하겠지요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그림책이 보물창고에서 출간되었어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의 마음에 문을 두드리는 감성 그림책 시리즈

‘l love 그림책’ 두 번째 이야기 [금붕어 유령]인데요

이 책은 아직 죽음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가까운 이들을 떠나보내며 아픔을 겪는 죽음이 두렵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죽음은 우리 삶의 또 다른 일부’라는 이야기를

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파스텔 색의 일러스트레이션과

간결하게 담아낸 글로 조화롭게 풀어냅니다

어느 소년의 방 옷장 위에 놓인 어항에 담긴 물의 표면에서

물고기 유령이 태어났다고 하는 걸 보니

이 작은 어항에서 물고기가 죽음을 맞이했나 봅니다

여느 물고기들의 죽음이 그러하듯

수면 위로 배를 드러낸 채 물아래로 머리를 담그고

물고기의 몸은 미동 없이 둥둥 떠있었겠지요

죽음을 이야기할 때 흔히 말하는

육체와 영혼의 분리…

유령이 된 물고기는 익숙한 소년의 방을 떠나

이야기 나눌 상대를 찾아 창문 밖으로 비행을 합니다

물고기 유령은 친구를 찾아 여기저기 두둥실 떠다니며 많은 모습을 봅니다

끼룩거리며 날아가는 갈매기떼, 낚시하는 어부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 거리에 북적이는 사람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봐도 친구를 찾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때, 물고기 유령에게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등대 위에서 금붕어 유령을 지켜보고 있던 등대지기 유령의 목소리였습니다

사람들이 늘 유령이 나온다고 수군거리던 그 등대의 등대지기였지요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 기이한 일이 생기면 유령이나 귀신이 나온다고 쑥덕거리는데

반대로 유령들은 사람이 나타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ㅎㅎ

문득, 영화 ‘식스센스’ 생각이 났습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죽은 자들..

그리고 자신은 유령을 볼 수 있다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꼬마…

브루스 윌리스는 자신이 그 꼬마를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은 이미 일 년 전 총에 맞아 사망했고

유령을 볼 수 있는 꼬마의 눈에 띈 것뿐이라는…

과연, 금붕어 유령과 등대지기 유령도 본인의 죽음을 알고 있을까요?

작년, 아버지 기일을 앞두고

저희 집에 오신 친정엄마께 딸아이가 쓴 편지입니다

남편과의 급작스러운 이별에

마지막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한이

30여 년 동안 친정어머니의 가슴속에 남아

꿈에서라도 한번 만나고 싶은데 나타나질 않는다며 원망하는 말을

딸아이가 듣고 할아버지 대신이라며 쓴 편지입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도, 틀린 맞춤법도

할아버지 말투로 쓴 편지도 우스웠지만

제 맘에 콱 박힌 말은…

‘우리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만나’였습니다

언젠가는… 엄마와도 이별을 해야겠구나…

그런 날이 오면…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아직도 제게 죽음은

무섭고 두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입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죽음에 대한 제 기억과 생각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아직 죽음을 경험하지 못한 딸아이에게는

죽음도 삶처럼 천천히.. 묵묵히… 서서히…

물 흐르듯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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