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신간평가단] 오래도록 널 기억할게♥ 아름다운 이별 ::오소리의 이별 선물:: 2019-06-20 14:01:13

긴 터널을 달려가고 있어

모두들 안녕.

영국 마더구스상 을 수상하고

한우리가 뽑은 좋은 책, 학교 도서관 저널 추천도서

수잔 발리의 [오소리의 이별 선물]이 재 출간되었어요

10년 만에 다시 만난 오소리와 숲속 친구들은

내용은 그대로인데 책표지가 조금 바뀌었네요

전 오소리의 이별 선물을

결혼식을 준비하던 2009년 봄 어느 날 서점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당시 전 최신 유행 스드메와 혼수, 예물 등등

결혼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자 웨딩잡지를 고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신간 서적 코너에 놓인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마음 설레는 예비신부와

죽음을 준비하는 늙은 오소리의 만남….

뭔가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오소리는 모르는 것이 거의 없었어요!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도와주었기 때문에, 모두들 그를 믿고 의지했어요.

나이가 많아 거동이 불편한 오소리는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았어요.

오소리는 자신이 죽었을 때, 친구들 마음이 어떨까 걱정했어요.

오소리는 늦은 밤 커튼을 치고 저녁 식사를 하고는 책상에 앉아 편지를 썼어요.

그러고 나서 흔들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는데 이상하지만 멋진 꿈을 꾸었지요.

놀랍게도 오소리는 지팡이를 의지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터널을 달렸어요.

다음 날, 오소리네 집 앞에 모인 친구들은 오소리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친구들은 모두 큰 슬픔에 빠졌지요.

그중 두더지가 가장 큰 슬픔과 외로움을 느꼈어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 가까워지자,

친구들은 때때로 한데 모여서 오소리가 살아 있었을 때의 추억을 이야기했어요.

오소리는 두더지에게 종이를 오려 두더지 모양의 사슬을 만드는 걸 가르쳐 주었고,

여우에겐 넥타이 매는 방법을 가르쳐 줬으며,

토끼 부인에겐 자신만의 요리법을 알려 주었지요.

친구들은 각자 오소리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오소리는 친구들에게 소중한 보물을 이별 선물로 주었는데,

이 선물은 다른 이에게 전해질 때마다 더욱 특별해졌지요.

두더지는 오소리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언덕에 올라 이별 선물을 주어 고맙다고 말했어요.

모르는 게 거의 없는 오소리는…

친구들이 고마워하는 마음도 알고 있을까요?

지난 금붕어 유령 서평 때도 이야기했지만

전 처음 맞이하던 죽음의 충격이 너무 강력하게 남아

지금도 매스컴이나 주위에서 들려오는 누구누구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려요

망자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지 않았음에도

내 머릿속에서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의 죽음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올리고 상상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저 깊은 곳의 기억까지 끄집어 냅니다

죽음은 지금도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 아버님 영정 앞에 국화꽃 한 송이 놓아드리는 일에도

온몸이 바들바들 떨릴 만큼 두렵기만 할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은 거의 없어요

죽음은 삶과 같이 우리 곁에 존재하고, 아이들 역시 살아가며 경험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굳이 말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과

설명하기 난감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일이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죽음에 대한 이해 없이

누군가의 죽음을 접했을 때

저처럼 큰 트라우마가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떠한 미사여구로도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의 곁을 떠나는 이유를

아름답고 기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 죽음을 다룬 그림책을 부모가 아이에게 선뜻 건넬 수 없을 테지요

하지만 ‘죽음’을 막연하게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게 하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하는 아름다운 그림책 『오소리의 이별 선물』 권하고 싶어요

삶에서 베풀고 관계를 맺었던 모든 것들이 죽음 이후에 더욱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억을 떠올리고 추억하는 이들이 남아있는 한

영원한 이별을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은 ‘떠난 자’의 몫이 아니라, ‘남은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나요?

전 제 죽음 앞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요?

제가 떠난 세상에 남겨진 이들은 저를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웰빙만큼이나 웰다잉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

제 버킷리스트 제일 마지막 칸은 지금 채워 넣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별 선물하기’

facebook twitter hms

전체 0

자동생성방지
자동생성방지를 위해 왼쪽에 보이는 숫자를 입력하세요.

글 읽기
이전 [신간서평단]우리들 마음 속 따뜻하고 행복했던 추억 '오소리의 이별 선물’ 2019-06-18 13:31:34
다음 [신간서평단]만날 사람(?)은 언젠가 꼭 다시 만난다 '헤이, 보이’ 2019-06-21 23:02:28


최근 본 상품 (0)

배송정보
배송조회를 하시려면 송장번호를 클릭하세요
배송조회
상품명
주문번호
택배사
송장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