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보는 세상-어둠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다!인간은 감각 가운데 80% 정도를 시각에 의존하고 있고 나머지 20%를 다른 감각에 의존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 한다. 만약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을 잃게 된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즘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바로 ‘어둠 속의 대화’라는 전시이다. 관람객의 99%가 ‘내 생애 최고의 경험이었다.’라는 소감을 말할 정도인 이 전시는 지팡이를 짚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도시의 거리와 공원이 재현된 공간을 1시간 동안 체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시각 장애인들이 관람객을 안내해 서로 뒤바뀐 입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에의 의존성을 버리고 나머지 20%의 감각에 의존하여 일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 『할아버지의 눈으로』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년 ‘나’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각 장애인인 할아버지의 일상을 체험한다. 소년은 눈을 감은 채 체조를 하고, 냄새를 맡고, 첼로를 연주하며, 할아버지의 어둠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책은 소년이 할아버지의 어둠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또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시각에 의존하느라 놓친 작고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은은한 냄새들을 맡을 수 있고, 손끝으로 사물 감촉과 질감을 볼 수 있다. 시각을 잃었지만 코와 귀와 손끝이라는 세상을 만나는 또다른 눈을 갖고 있는 할아버지처럼 말이다.소년은 할아버지와 소통하며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들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단 하나의 눈으로만 보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보는 또다른 방법과 서로의 삶을 공유한 할아버지와 소년에게는 세대 차이도, 그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와 조금 다를 뿐’이라는 ‘차이’를 일깨우는 책‘뉴베리 상’ 수상 작가 패트리샤 매클라클랜이 글을 쓰고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의 화가 데버러 코건 레이가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의 눈으로』는 비장애인에게 장애를 이해하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한다. 시각 장애인인 할아버지를 둔 소년은 할아버지의 장애를 색다른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할아버지를 자신이 도와 주고 보살펴야 할 대상으로도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시각 장애인인 할아버지에게서 오랜 삶의 연륜을 배운다. 그런 점에서 소년은 이미 마음이 활짝 열려 있는지도 모른다. 할아버지의 장애조차 ‘할아버지 자체’로 받아들이고, 할아버지가 살아가는 방법까지 배우려 하니까 말이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보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단지 자신과 조금 다를 뿐’이라는 ‘차이’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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