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6473606622?cat_id=50005565&frm=PBOKPRO&query=%EB%82%98%EB%8A%94+%EB%82%98%EB%8A%94+1%ED%95%99%EB%85%84&NaPm=ct%3Dlblg9m8w%7Cci%3Db8f923cdb9b62353b47f739cb5ef86d43a2bb1c1%7Ctr%3Dboknx%7Csn%3D95694%7Chk%3Dd626a3e72cee4db7f1ddb14fdc0b195e2664e6f4

●머리글 1학년의 신나는 하루하루가 시에 담겨 있어요

​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길가에 앉아 있던 참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갑니다. 문득 참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새처럼 잽싸게 학교로 날아가 교문 앞 전깃줄에 앉아서 친구들이 줄지어 오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친구들 앞 에 폴짝 내려앉아 “안녕!” 하고 인사하면 어떨까요? 학교에 빨리 가고 싶어서 입학식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 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엿한 초등학교 1학년생이 되었어 요. 날마다 새로운 일이 자꾸자꾸 생기는 1학년입니다. 학교 에 오가는 길에서 처음 만나는 것들도 많아요. 처음 알게 된 친구들도 많고, 처음 배우는 것들도 정말 많지요. 국어 시간에 공책 빈칸에 사각사각 글씨를 쓰면 새싹이 돋 듯 새 낱말이 또박또박 돋아납니다. 세종대왕님이 만드신 한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그 속에 “깔깔 낄낄 하하 호 호…” 갖가지 웃음소리가 들어 있지요. 공부 시간에 친구가 발표를 잘했다고 박수를 치니 손도 기쁘다고 짝짝짝 웃음을 터뜨립니다.

​

학교가 끝나면 씽씽 드론처럼 신나게 날아서 집에 돌아옵 니다. 저녁때, 일기를 쓰는데 오늘 하루 일만 쓰는 것인데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그럴 땐 정말 어떡해 야 할까요? 그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 딱 한 가지만 쓰 면 어떨까요? 그것도 시로 쓰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종이와 연필 사이처럼 가장 친한 짝꿍 이야기도 쓰고, 집 에 오는 길에 떡볶이 한 접시를 사 먹었더니 몸이 후끈후끈 해졌던 이야기도 쓰고, 운동장에서 냅다 달려가다가 돌부 리에 걸려 꽈당 넘어진 이야기도 쓰면 되겠지요. 툭툭 흙먼 지를 털고 일어나는데 민들레 한 송이가 말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지요. 까진 무릎엔 어느새 까만 피딱지가 앉았네요. 이 책엔 1학년 여러분이 신나게 뛰놀고, 또박또박 소리 내 어 책을 읽고, 또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면서 보낸 하루 하루가 시에 담겨 있어요. 참 즐거운 하루하루가 지나고 신나 는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몸도 마음도 부쩍 자라겠지요!

​

​

1학년 여러분의 좋은 시 친구, 신 형 건

​

…………………………………………………………………………………………………………………………………….

♠이 글은 <푸른책들>의 임프린트 <끝없는이야기>에서 2022년 12월에 출간된 신형건 시집 <나는 나는 1학년>에 실린 ‘시인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