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간평가단] 기억 상자 - 당신을 잊을까 두렵지 않아요. 2023-02-04 21:3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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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독서는 그림책 읽기로 시작했다. 죽음, 슬픔, 이별…. 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주제와 달리 표지와 제목이 너무 예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다. “기억 상자 (조애너 롤랜드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애도에 관한 책>이라는 또 다른 제목이 붙어있다. 날아가는 풍선을 잡으려 손을 뻗은 소녀는 다른 한 손으로 메모리라고 쓴 상자를 꼭 잡고 있다. 마치 기억을 담아 잊지 않으려 잡아둔 것처럼. 소녀는 풍선과 이별 후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는 수많은 이별이 있다. 그 대상이 사람이나 물건 또는 반려 동물일 수 있는데 그때 느끼는 감정은 남겨진 자가 짊어져야할 무겁고 어두운 슬픔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죽음을 경험했을 때 감정을 해소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담담하게 설명한다. 상실이라는 감정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기억 상자를 만들어 즐거웠던 기억을 담아두며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는 이야기 속 소녀를 따라가다 보면 “당신을 잊을까 봐 두려웠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예요.”라는 문장과 만나게 된다. 나 역시 남겨진 이가 되었을 때 떠나간 이가 너무 빨리 잊혀질까 두려웠던 적이 있다. 그리고 몸이 기억하는 슬픔의 시간들이 아주 오래 나를 괴롭혀 잊혀질만하면 다시 떠오르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나라로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슬픔이 더욱 커진다. 이야기 속 소녀 역시 그것을 알기에 풍선을 잃었을 때와 달리 더 큰 슬픔을 느꼈는지 모른다.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시간들을 정리해 차곡차곡 기억 상자를 채워간다. 그리고 소녀는 이제 기억 상자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는 법을 찾은 듯하다. 기억 상자에 지금은 이 자리에 없는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저장해두고 소녀는 다시 매일을 살아간다. 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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