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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스테디셀러 동시집 '얘, 내 옆에 앉아!‘ 아홉 시인의 동심을 만나는 기쁨! 2023-05-16 20:39:09

우리 동인들은 날마다 새로이 뾰족하게 연필을 깎습니다. 그러고는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 흰 종이를 앞에 놓고 밤을 꼬박 새우곤 합니다. 우리는 늘 품 안에 종이와 연필을 품고 있듯 우리의 가슴에 동심과 시를 소중히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좋은 동시를 쓰고, 또 써낼 것입니다. ‘엮은이의 말~

2001년 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동시집 <얘, 내 옆에 앉아!>, 이 책은 1992년 ‘어린이를 위한 좋은 동시를 쓰자’는 마음으로 아홉 명의 시인이 뜻을 모아 만든 모임인 ‘연필시’ 동인의 세 번째 동시집입니다. 2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동시집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얘, 내 옆에 앉아!>는 1부 ‘기분 좋은 덧셈’, 2부 ‘망설이는 빗방울’, 3부 ‘웃는 아이의 앞니를 노래함’, 4부 ‘행복한 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54편의 동시가 실려 있는데요.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아홉 시인의 시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연필

신형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새 연필
칼로 한 겹 한 겹 깎아 내도
여전히 잠만 잔다.
까만 심이 쪼끔 드러나자
그때서야 바스스 눈을 뜨고,
심을 뾰족이 갈고 손에 꼭 쥐니
나릿나릿 기지개를 켠다.
흰 종이에 가져가자
눈부신 듯 눈을 깜작거리다가는
종이와 닿는 순간, 비로소
소스라쳐 깨어난다.

, 내 옆에 앉아!’~

“날마다 새로이 연필을 깎고,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우며, 가슴에 동심과 시를 소중히 간직하고자 한다.”는 엮은이의 말이 떠오르는 동시 <연필>, 흰 종이 위에 서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시를 써 내려가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새 연필을 깨운 시인은 자신의 마음이 담긴 곱고 아름다운 시를 써내려가겠지요?

 

더하기

박두순

들이 심심해하고 있을 때
꽃이 한 송이씩 피었습니다.
들의 눈길이 온통 그리로 쏠리고
들의 귀가 온통 그리로 열렸습니다.

꽃이 심심해하고 있을 때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꽃들의 눈이 온통 그리로 쏠리고
꽃들의 귀가 온통 그리로 열렸습니다.

들과 꽃은
셈을 시작했습니다.

더하기 고요함
더하기 평화로움
더하기 아름다움……
온통 더하기 더하기만 했습니다.

, 내 옆에 앉아!’~

눈부신 봄날의 풍경이 떠오르는 시 <더하기>, 고요함과 평화로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또 또 또.., 온통 더하기만 하던 봄날이 지나갑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고요함과 평화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이 더해지기를 바래봅니다~!

이준관

나는
내 못생긴 코가
밉다.

꽉 꼬집어 주고 싶도록
밉다.

그런데
엄마는,

일을 골똘히 할 때면
콧등에 송송송 땀이 맺히는
내 코가
예쁘단다.

꼭 꼬집어 주고 싶도록
예쁘단다.

, 내 옆에 앉아!’~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모두 고슴도치, 고슴도치 엄마 눈엔 자기 자식이 세상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안 예쁜 곳이 있기는 할까 싶습니다. 남편에게 씌인 콩깍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벗겨져 남의편이 되고는 하지만, 자식에 대한 콩깍지는 영원히 벗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부모 앞에 자식은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건,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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