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상해 봐!' 언론 보도 2020-10-14 13:4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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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0.10
미술관 앞을 매번 지나치기만 하던 소년이 문득 생각한다. ‘오늘은 왠지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아. 한번 들어가 볼까?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그림 앞에 선 소년은 숨이 막힐 듯 놀란다. 사막의 밤, 맨발로 모래 위를 걷다 지쳐 쓰러진 집시 여인이 만돌린과 함께 곤한 잠에 빠지는데 잠시 뒤 갈기를 늘어뜨린 수사자가 나타나 형형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기 때문이다. 앙리 루소의 1897년작 ‘잠자는 집시’다. 납작한 카드를 되는 대로 이어붙인 것처럼 입체미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피카소의 ‘세 악사’ 앞에선 저도 모르게 머리를 긁적인다. ‘이게 도대체 무슨 그림이지?’ 하지만 그것은 소년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을 모험의 시작. 명화 속에 잠들어 있던 주인공들은 소년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감은 눈을 번쩍 뜬다. 그림 밖으로 튀어나와 덩실덩실 춤을 춘다. 세 악사는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타임스스퀘어를 누비며 악기를 연주하고, 앙리 마티스의 대표작 ‘이카루스’는 뉴욕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돌며 자유의여신상 전망대에 올라간다. 노점에서 갓 구운 핫도그를 사 먹으며 배를 채운다.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 흘러가는 그림책. 아이들은 글자가 없다며 쾌재를 부를지 모른다. 스치듯 보는 모든 게 잔상처럼 뇌리에 남아 차곡차곡 쌓이는 나이대를 위한 환상 여행. 그날 밤, 잠든 소년의 꿈으로 그림 속 주인공들이 다 함께 찾아와 무언의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 그냥 “상상해 봐!”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이 머리 속에 고인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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