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북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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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사랑방 <사랑해 북 갤러리>로의 초대 2018-05-02 10:01:05

푸른책들 사옥 <사랑해 북 갤러리> 앞에 나무가 한 그루 우뚝 서 있습니다. 2년 전 사옥을 리모델링할 때 기념 식수한 것으로 나무 둥치가 미끈하고 수형의 균형미가 멋진 데다가 잎 끝이 뾰족뾰족한 것이 특이해서 종종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나무이지요. 바로 미국에서 이민 온 대왕참나무(핀오크, pin oak)인데 특히 붉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나무입니다. 11월 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하루 이틀 새에 불붙듯 붉은 물이 확 들더니 바람에 출렁이고 햇빛에 눈부시게 타오르다가 또 며칠 만에 갈색으로 확 시들어 버렸습니다. 잎이 얼마나 단단하게 붙어 있는지 봄까지 좀처럼 낙엽이 지지 않는데 아무래도 이 나무는 잎에 대한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 그래도 그 아래를 기웃거리다 보면 무슨 인심이라도 쓰듯 가끔 그 덩치에 걸맞지 않게 앙증맞은 도토리 몇 알을 떨구어 주곤 합니다.

이 대왕참나무에 단풍 불이 붙기 며칠 전 <사랑해 북 갤러리>가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2년간 북 카페와 서점을 겸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상업적 공간이었는데 이제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문을 열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세간의 잣대로 말하자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었는데 제 딴에는 무언가 근사한 일이 일어나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나 봅니다. 그동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즐겨 찾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이런저런 궁리도 했지만 실행에 옮긴 것이 그리 많지 않아 충분히 애쓰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지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공간이 기왕의 용도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 편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말에 갈피를 못 잡던 이런저런 생각이 한데 모아지자마자, 그동안 꾸준히 찾아 주시던 분들에겐 참 죄송스러웠지만, 곧바로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11월 초하루에 굳게 닫힌 그 문이 오는 12월 5일이 다시 열립니다. 좋은 책을 통해 <푸른책들> 그리고 임프린트 <보물창고><에프>의 애독자들과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만나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정겹고 아늑한 책사랑방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지난 초여름(2017. 6. 19)에 푸른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1집 『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출간을 기념하여 정지용 동시에 대한 세미나와 동시 낭송회가 열린 것처럼 이제 푸른책들 <사랑해 북 갤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게 됩니다. 그 첫 번째는 제가 푸른책들 대표로서 책사랑방 오프닝 행사를 주관하고 그와 더불어 <한 해를 닫는 시, 새해를 여는 시>라는 제목으로 동시 낭송과 함께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자리에 푸른책들 애독자와 작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부디 이 자리에 오셔서 따끈한 커피와 마음이 포근해지는 동시로 초겨울 추위를 녹이시기 바랍니다.

<사랑해 북 갤러리> 책사랑방 12월 프로그램
12. 05(화) 오전 10~12시 : 신형건 시인과 함께 동시 읽기 -①한 해를 닫는 시, 새해를 여는 시
12. 19(화) 오전 10~12시 : 동화집 『나의 로즈』 출간 기념, 정소영 작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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