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살뜰한 글과 사막에 드리운 석양 톤의 그림은 마치 계시적인 느낌처럼 다가온다. ” -<뉴욕타임스>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순수한 행복을 발산하는 책.”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다가오는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누리는 기쁨에 주목한 이야기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북리스트>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흥겨운 동요가 떠오르는 그림책
어렸을 적에 누구나 한 번쯤은 짜랑짜랑한 목소리로 불러 보았고, 그 흥겨운 리듬과 울림을 여전히 몸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노래가 있다. 그런 노래 중 하나가 바로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로 시작되는 동요 <동네 한 바퀴>이다. 저절로 발장단을 맞추게 되고 다 부르고 나서도 콧노래로 다시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는 왜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넌지시 알려 줄 만한 그림책이 보물창고 컬렉션으로 출간되었다.
그림책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동네 한 바퀴』는 아주 오래된 ‘우리 동네’를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익숙한 간판들과 군것질 거리를 사러 뻔질나게 드나들던 단골 가게가 있고, 아는 사람들을 마주치면 정겹게 인사를 나누던 골목과 킥보드를 타고 쌩쌩 달리던 보도가 있으며, 사나운 이웃집 개가 컹컹 짖으며 쫓아오는 바람에 냅다 줄행랑치던 아찔한 기억이 있는 바로 그 동네 말이다. 게다가 아빠의 자전거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맹렬한 속도로 공기를 가르며 달리던 추억까지 있다면 이 그림책과 ‘우리 동네’의 싱크로율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물론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동네 한 바퀴』에 담긴 이야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도시 코로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곳은 주로 멕시코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하지만 주인공인 소녀 ‘데이지’가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공유하는 어릴 적의 고향 혹은 ‘우리 동네’의 추억은 세계 어디서나 통할 만한 보편성을 지닌다. 그것은 설령 동네 모습이 몰라보게 변한다 해도, 어른이 되어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 살게 되더라도 가슴속에 오래 간직될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이다.
고향은 네 마음속에 아주 특별한 느낌으로 간직된단다!
데이지는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동네 한 바퀴 도는 걸 아주 좋아한다. 아빠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면 데이지는 헬멧 두 개를 챙겨들고 달려 나간다. 저녁 햇빛에 눈부시게 빛나는 파란색 금속 오토바이가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면 마치 긴 꼬리를 끌며 우주를 가로지르는 혜성이 된 기분이다.
아빠랑 오토바이를 타고 날아가는 듯한 기분 속에서도, 데이지는 동네의 광경을 놓치지 않고 보고, 듣고, 냄새 맡으며 그 느낌을 마음속에 하나하나 간직한다. 그것은 데이지가 항상 알고 있는 친숙한 사람들과 장소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화하고 있는 도시와 공동체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데이지가 느끼는 가족과 이웃들의 사랑은 변치 않고 항상 거기에 있을 것이며,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뒤에도 마음에 새겨진 그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살뜰한 글과 활달한 만화풍의 일러스트는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역동적인 모습과 동네 구석구석의 세부 사항을 매우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저절로 보이고, 실감나게 들리고, 맛과 향기까지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이 그림책은 책장을 덮은 다음에도 그 잔상과 반향이 또렷이 남는 아주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