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동시 수록!
유쾌하고 싱그러운 언어로 빚은 동시집 『난다 난다 신난다』
이병승 시인은 우리 아동청소년문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했다.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된 그가 다시금 아동청소년문학계에 문을 두드린 것도 새로운 시도였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동시와 단편동화가 동시에 <푸른문학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낳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에 장편동화로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과 단편동화로 ‘눈높이아동문학상’에 각각 당선되면서 아동청소년문학에 무서운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동청소년문학계뿐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이병승 시인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새로움’이다. 늘 보아 오던 익숙한 것들에 시들해져 점점 생기를 잃어 가던 마음이 이병승 시인의 동시를 읽노라면 가뭄 끝에 단비를 맞은 식물들처럼 푸릇푸릇 싱그럽게 되살아난다.
이렇게 ‘무서운 신인’이 중후함을 더한 중견 작가가 되고도 남았을 즈음, 푸른책들에서 새롭게 펴내는 이병승 시인의 동시집 『난다 난다 신난다』에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춰 개편된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난다 난다 신난다」를 비롯하여 유쾌하면서도 신나는 언어로 표현한 51편의 동시가 담겨 있다.
‘마법 안경’을 쓴 시인과 함께 하는 신나는 ‘보물찾기’
동시 쓰는 일이 즐거운 보물찾기와 같다고 생각하는 시인은 우리가 무심코 하는 소소한 행동들에 숨어 있는 표정과 의미를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 숲속 나무 그늘(「숲 속 마을 비밀 은행」)에서, 골목길의 길고양이 눈동자(「고양이 기사」) 속에서, 아파트 비상 계단(「15층 아파트 계단 내려가기」)에서, 방 안을 기웃거리는 노란 햇빛(「네모난 햇빛」) 속에서 숨겨진 새로운 세상을 찾아내고는 ‘헬리콥터 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학교 끝났다, 오버
신발주머니 가방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며
달린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발이 땅에서 떠오르는 아이들
모두 다
헬리콥터 되어
난다, 난다
신난다
-「난다 난다 신난다」 전문
「난다 난다 신난다」는 학교를 마친 아이들의 신나는 마음을 ‘헬리콥터’에 빗대어 표현한 동시이다. 화자가 ‘학교 끝났다, 오버’ 하고 신호를 하면 기다렸다는 듯 아이들은 ‘신발주머니 가방’을 ‘머리 위로/빙글빙글/돌리며 달린다’.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모두 다 헬리콥터가 되어 신나게 날아간다. 시를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두둥실 떠오를 것만 같다. 어른이기에 ‘아이인 척’하며 동시를 쓸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어 ‘동심’이라는 특수한 렌즈를 끼운 ‘마법 안경’으로 아이들의 일상과 생각을 잘 포착하고 있다.
‘비밀 일기장’을 엿보듯 아이들 마음을 낱낱이 읽어 낸 동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마음을 낱낱이 들여다 보게 한다. 아이들은 아빠가 희귀병에 걸린 친구에게 어떤 말로 위로해 줄지 몰라 손을 꼭 잡고 함께 아파하기도 하고(「위로」), 친구와 싸우고도 금방 화해하러 가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하고(「네모난 햇빛」), 여자애들이 물어보는 말에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그저 예쁘다고만 거짓말하고(「어려운 대답」), 울고 싶은 내 마음을 개미나 파리에게라도 혹시 들킬까 봐 걱정하기도(「비밀 일기장」) 한다. 마치 아이들의 비밀 일기장을 엿보기라도 한 듯 생생하게 그려 낸 동시를 읽으며 공감하다가,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아이들의 마음에 때로는 눈물이 찔끔 비어져 나오기도 한다.
이밖에도 세상에서 제일가는 개구쟁이 오빠와 그 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는 여동생 간의 정겨운 모습을 그린 「15층 아파트 계단 내려가기」, 도시 길고양이들의 험난한 생존의 비밀을 유쾌하게 표현한 「가로등 불빛 아래」,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방학 사이에 성이 바뀌고 갑자기 말이 없어진 친구의 애틋한 모습을 그린 「석구」, 지구를 화자로 내세워 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환경오염을 절절하게 고발한 「지구의 일기」 등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에 뛰어난 상상력이 결합된 동시들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는 ‘동시 종합선물세트’로 다가갈 것이다.
주요 내용
『난다 난다 신난다』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을 따뜻하고 참신한 눈으로 노래한 동시집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춰 개편된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헬리콥터」를 비롯해 <푸른문학상> 수상작 12편을 포함하여 따분하고 지루하게만 여겨지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실은 흥미진진한 모험이자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51편의 동시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