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읽기> 방법 -“개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렴!”
초등 학교 저학년을 넘어가기 전에 평생을 좌우할 아이의 언어 능력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시기에 적절한 속도와 정확성을 지니고 글을 자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초기 언어 발달에서 매우 중요하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은 말하기, 듣기의 가장 좋은 훈련이 될 뿐만 아니라, 뇌 발달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책 읽기 연습을 한다면 이런 언어 능력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쁜 부모는 아이가 책 읽는 것을 들어 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설사 들어 줄 시간적 여유가 있어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아이가 더듬거리며 읽는 것을 보면 못마땅해하거나 불안해하고, 심지어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런 부모의 태도는 아이의 불안감을 유발시키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자, 여기에 전혀 새로운 읽기 방법을 소개한다. 이제부터 아이가 애완견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도록 해 보자. 개는 비판하거나 실수를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친구와 함께하다 보면 아이의 읽기 능력이 쑥쑥 커 나갈 것이다. 미국에는 실제로 개를 이용해 아이들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고 한다. 미국이 한 발 앞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점은 참 부러운 대목이다.
『개들도 이야기를 좋아해』가 이 프로그램에서 권장하는 도서 가운데 하나이다. 2인칭인 『개들도 이야기를 좋아해』는 아이가 상대방과 직접 대화하듯, 실제로 개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자, 그럼 부모가 옆에 없어도 큰 소리로 개에게 책을 읽어 주는 아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자.
아이들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가?
샤르트르는 ‘인간은 세상사 모든 것을 이야기를 통해 이해한다’고 했다. 이렇듯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사람들이 둘 이상 모인 장소에 가면 어디서든 드라마 이야기, 연예가 소식, 정치인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소문 등이 오고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같은 장소라도 무슨 드라마에 나왔다거나 어떤 사연이 있는 장소라고 하면 한 번 더 가 보려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본성은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좋아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에 앉아 전래동화를 듣던 때를 떠올려 보라. 아이들은 듣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데도 탁월하다. 아이들이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가 풍부한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타고난 이야기꾼이 되고,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 세계가 아닌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내는 발견자가 된다.
아이들은 상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어른들의 이야기가 고작 현실이나 실현 가능한 세계에 국한되어 있는 반면, 아이들은 삶 속에서 여러 가지 풍부한 이야기 소재들을 끌어낸다. 아이들은 어떤 것으로든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무엇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형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아이를 보라.
『개들도 이야기를 좋아해』에는 그런 아이들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 눈에 비친 개의 모습은 어른들이 보는 것과는 다르다. 개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주지 않아서 낮잠을 잔다. 또 낯선 발자국 소리에 요란하게 짖고 나서는 자신이 도둑을 쫓아 버렸다고 스스로 흡족해한다. 뼈다귀가 가득 열린 뼈다귀 나무 같은 행복한 꿈을 꾸기도 하고, 들개가 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한다.
아이들을 이야기꾼으로 만들어라! 아이들의 이야기가 비논리적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맞장구치고 박수를 쳐 준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주요내용 -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능력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개의 행동들을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 세 편이 실려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문밖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정신없이 짖어대는 개. 정신없이 짖어대다가 막상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개는 자신이 도둑을 쫓아 버렸다고 우쭐댄다.
두 번째 이야기. 주인, 아니 함께 사는 친구가 준 뼈다귀를 땅에 묻고 잠이 든 개. 그리고 뼈다귀가 주렁주렁 달린 뼈다귀 나무 꿈을 꾸게 되는데, 깨어나 보니 뼈다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런! 잃어버린 뼈다귀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세 번째 이야기. 어느 날, 너무 심심했던 개는 들개가 되기로 결심하고 거리로 뛰쳐나간다. 그런데 들개로 사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도대체 들개는 뭘 먹어야 하지? 결국 가출한 지 얼마 안 되어, 들개가 되는 일을 포기한 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