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이야기’의 마력!

아이들의 역사 공부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배점이 높은 주요 과목에 밀려 뒷전이 되었다가도, 그 의미와 학습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들끓으면 관심이 집중되는 식이다. 이는 역사가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배우는 일차원적인 과목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행방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힌트가 담긴, 특별한 과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어떠한 일의 인과관계와 영향력을 파악해 인간사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를 향해 가는지 알 수 있는 혜안을 얻는다. ‘역사는 원을 그리듯 돌면서 앞으로 움직인다’는 말도 있듯이, 그 주기를 파악함으로써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상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역사 교육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암기 위주의 지루한 학습으로 아이들에게 외면 받고, 주요 과목에 밀려 필수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그 위상이 떨어진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부실한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다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나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 등의 파문이 일면서 역사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 방안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국사가 다시 필수 과목이 되고 그 교육 대상도 중학교 2학년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확대되며, 아이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초중고교 역사 교과서를 대폭 수정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역사 학습의 당위성을 왈가왈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지식이 아닌 지혜로 익혀 삶에 적용하고, 우리 아이들이 흥미를 갖게 만드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러한 시기에 [네버엔딩스토리] 시리즈에서 김병규의 장편동화 [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이 문고본으로 출간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역사의 보물창고와도 같은 경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2012년 전 왕릉이 발견되는 사건을 다룬 이 이야기는 국내 아동문학에서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선이 굵은 ‘역사 판타지’다. 또한 1993년에 국내 창작동화 중 최초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공중파 TV에 방영되었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추리적인 기법을 사용해 독자들의 시선을 꽉 붙들어 맬 뿐만 아니라 내용 속에 유적의 ‘발굴’에서부터 ‘논리적인 추론’에 이르기까지 역사 학습의 전 과정이 녹아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끌어내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삶과 인간’에 대한 현재진행형의 이야기, ‘역사’를 상상하고 추리하는 법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경주의 한 시골 마을, 목화밭을 일구던 농부의 쟁기날이 두 동강 나면서 2012년 동안 잠들어 있던 왕릉의 비밀이 깨어난다. 발굴단에 의해 열린 무덤 속에서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갖가지 흙인형들이 나온다. 그 안에는 빈수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흙꼭두장군이 있었다. 운명적인 이끌림에 의해 빈수를 찾아온 흙꼭두장군은 역사학자가 놓치고 있는 왕릉의 비밀을 빈수에게 하나씩 알려 준다. 둘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유물을 노리는 도굴꾼들의 검은 손길에 왕릉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신비롭고도 위험천만한 빈수와 흙꼭두장군의 모험이 시작된다.
한꽃님왕의 무덤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 모험담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로울 뿐 아니라 그 속에 어우러져 있는 역사적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 또한 인상적이다.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미루어서 생각해내는 ‘추리적 기법’이 작품을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빈수와 흙꼭두장군이 유적과 유물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하나씩 밝히고 입증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함께 모험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왕릉임을 증명하는 유물, 쌍릉골 이름의 유래, 바위에 새겨진 글자 등 쉽게 지나치기 쉬운 정보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쓰일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독서 경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역사가 교과서 속에서만 존재하는 먼 옛날의 죽은 정보가 아니라 우리 곁에 밀착해 있는 ‘삶과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네버엔딩스토리'는?

국내 유일의 아동·청소년용 [문고본] 시리즈입니다. 국내외 고전, 스테디셀러, 신작을 두루 아우르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의 날개를 달아 주는 끝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로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꼭 한 번 읽어 보아야 할 영원한 세계의 고전을 엄선했습니다.
- 국내외 창작동화와 청소년소설 가운데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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