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의 맛을 느끼고 동시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는 동시집
최근 어린이책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어린이문학의 창작도 활성화되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수한 창작동화가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린이책 분야에서 철처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장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시이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어린이책 중에서 동시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초록손가락> 동인은 척박한 동시의 터에 튼튼한 씨를 뿌리기 위해 모인 젊은 동시인들이다. 민현숙·박신식·박혜선·신형건·양재홍·이봉직·이혜영·이혜용·최윤정·허명희 등 10명의 시인으로 구성된 <초록손가락> 동인은 ‘동시를 부지런히 쓰자.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자. 그래서 동시의 주인인 어린이들에게 좋은 동시를 선물하자.’는 단순하지만 단단한 각오로 뭉쳤다. 새벗문학상·눈높이아동문학상·MBC 창작동화대상 등을 수상한 <초록손가락> 동인은 그 동안 뛰어난 작품성과 다양한 개성을 인정받아 온 시인들이다.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푸른책들, 2006)는 <초록손가락> 동인이 펴낸 첫 번째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에는 동시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동심의 세계가 천진난만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여기에 실린 동시는 어린 독자들에게 간결한 생각과 유연한 정서는 물론 우리말의 아름다움까지 경험하게 해 준다.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에 담긴 80여 편의 동시들을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어린 독자들은 ‘놀다가놀다가 꼴깍 해 넘어갔네’ 하고 놀랄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동시집에는 공부 시간에 짝꿍이 속삭이는 소리처럼 간지럽고 재미난 동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저학년용 동화집에 비해 동시집은 턱없이 부족해서 늘 아쉬워하던 독자들에게 이 흥미로운 동시집은 무척 반가운 선물이 되리라 여겨진다.
또한 이 동시집에 실려 있는 「전깃줄」, 「빨래집게」, 「웃는 기와」 등 동시 7편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