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
-그가 남긴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출간!
-그가 남긴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출간!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에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회자되고 세대를 넘나들어 읽히며 생명력을 얻는 작품들은 몇 안 된다. 작은 씨앗과도 같은 상상력을 풍성한 나무로 키워내는 것은 작가의 역량에 기댈 문제지만, 이렇게 나온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오롯이 독자의 몫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는 물론이고, 어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읽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이야기가 세상에 스며들어 어떤 파급력을 지닐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작가들이 있다. 바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 같은 작가들 말이다.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이 낳은 위대한 작가로 불리는 찰스 디킨스는 스스로 ‘가난한 이들을 신뢰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호의적으로 그리려 노력하며, 형편과 조건이 나아져 이들을 행복하고 현명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그의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해선 당시의 사회상을 알 필요가 있다. 그가 활동했던 19세기 영국은 산업 혁명으로 인한 물질적 번영으로 호황을 누리면서도 그 뒤꼍에서 빈부 격차와 사회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어 참혹한 삶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시대의 불합리를 직접 경험하고 목격하면서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펜을 들었다. 그리고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곁들여 이러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자신의 윤리관을 투영해 당시 사람들로부터 열광적인 사랑과 공감을 얻었다.
올해는 찰스 디킨스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그의 작품을 24시간 낭독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그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축제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보물창고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이제는 하나의 상징이 된 작품인 『크리스마스 캐럴』이 출간되었다. 악덕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이브 날 유령을 만나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목격하면서 새사람으로 변모하는 이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의 작가 정신과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표작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더욱 혹독한 계절인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크리스마스’가 갖는 의미를 되짚어 봄으로써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인간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16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크리스마스 정신과 인간성의 회복을 그린 영원한 고전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기독교인들의 축제일인 크리스마스는 이제 국가와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전 세계인의 잔칫날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이러한 크리스마스가 오면 빠질 수 없는, 이미 하나의 상징이 되어 버린 동화이다. 1843년에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같은 달 크리스마스이브까지 6천 부가 팔려 나간 이 인기작은 1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극, 영화,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무엇보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주인공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의 존재감부터가 압도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작품의 제목은 잊어도 이 캐릭터만은 잊지 못하며 지금까지도 ‘스크루지’는 구두쇠의 대명사로 기억되고 있다. ‘보기 흉한 매부리코, 쭈글쭈글 우그러든 뺨, 벌겋게 충혈된 눈,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한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를 즐기기는커녕 축제 분위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비난하고,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는 자선의 손길조차 비웃는 냉혈한이다. 이런 그가 크리스마스의 유령들과 함께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돌아보며 자신의 순수했던 시절, 악행으로 인해 상처받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 그로 인한 참혹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스크루지는 자신의 탐욕과 잘못, 그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상처를 깨닫고 진심으로 뉘우치며 자비롭고 너그러운 새사람으로 변모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19세기 영국 사회의 사회 구조적 모순과 빈민들의 참혹한 삶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쓸 당시 찰스 디킨스의 개인적인 상황도 몹시 열악했다고 한다. 다섯 번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었고, 빚도 많아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이야기에 얼마나 사로잡혀 있었던지 ‘글을 쓰면서 울다 웃다, 다시 울었고’, ‘술 취한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모두 잠자리에 들었을 한밤중에 캄캄한 런던 거리를 이삼십 킬로미터쯤 걸어 다닌 적이 한두 번이 아닐’ 정도로 몰입해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의 성공을 확신했다. 유년 시절에 경험했던 가난과 노동 계급의 비참한 삶, 당시 영국의 사회상과 디킨스 개인의 처절함은 초현실적인 이야기에 사실성을 부여하며 당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적 메시지는 물론이고 나눔의 의미와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 크리스마스 정신을 되새기게 만든다.
주요 내용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 구두쇠 스크루지에게 죽은 동업자 말리의 유령이 찾아온다. 말리의 유령은 죽어서 쇠사슬에 묶여 고통 받는 자신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며, 스크루지에게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이 찾아올 거라고 알려 준다. 그리고 부디 스크루지가 자비와 박애, 용서와 자선을 베푸는 사람이 될 것을 희망한다. 하룻밤 사이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며, 스크루지는 자신이 얼마나 차갑고, 인색한 사람인지 깨닫게 된다. 크리스마스 아침,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가 전하는 사랑의 의미를 직접 실천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