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언제 들어도 어디서 들어도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말 같아요.
이별도 준비가 필요하다는데, 준비하면 덜 슬플까요?
언제쯤이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수잔 발리가 『오소리의 이별 선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별'은 어떤 것인지 한번 들여다보기로 해요.
오소리는 지혜로워요.
그리고 현명하고 따듯해요.
그를 의지하고 그에게 위로받는 친구들이 있어요.
오소리는, 알아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친구들의 곁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요.
곧 죽음과 마주볼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말이에요.
[오소리는 죽음이 두렵지 않았어요. 죽는다는 것은 예전만큼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몸을 두고 떠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소리는 죽는 것을 별로 걱정하지 않았지요. 오소리가 걱정하는 것은 오직 자신이 죽었을 때, 친구들의 마음이어떨까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오소리는 친구들에게 머지 않아 자신이 긴 터널을 지나갈 텐데, 그 때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친구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라며 말했어요. ]
오소리는 죽음의 긴 터널을 달려가고 있어요.
친구들에게 터널을 건너고 있다는 쪽지를 남기고
그렇게 친구들 곁을 떠나가지요.
오소리는 죽음을 긴 터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긴 터널을 달려갈 만큼
죽음을 겁내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아요.
다만,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오소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면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오소리는 떠나고, 친구들은 남았아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긴 터널을 떠나간 오소리가 자꾸 떠올라
뭘 하고 싶지도, 뭘 해야 하는지도 몰라요.
오소리를 떠나 보낸 친구들은,
오소리를 위해, 남은 자신을 위해
귀한 선물의 포장을 하나씩 풀어가요.
이별은 몸과 헤어지는 것일뿐
이별은 온도가 느껴지지 않고 촉감이 느껴지지 않을 뿐
모든 것과의 헤어짐은 아니라는 것을 이젠 알아요.
이별은,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두더지는 하늘을 향해 말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언제 어떻게 누구와 이별할지 알지 못해요.
하지만 분명 슬프고 힘들고 괴로울거에요.
이별하기 전에 이별 선물을 준비해 보세요.
함께 했던 순간들이 선물이 되어
아픈 가슴을 꼭 안아줄 거에요.
「마더 구스 상」 수상 그림책!
“큰 위로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 준다.”
“고통스러운 주제를 매우 탁월하게 다룬 그림책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책.”
- 「아마존」 서점, 독자 리뷰 중에서
죽음은 ‘떠난 자’의 몫이 아니라, ‘남은 자’의 몫이다
수잔 발리의 『오소리의 이별 선물』은 영국 어린이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에 주는 ‘마더 구스 상’ 수상작이다. 그림책에서 ‘죽음’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세밀하며 따뜻한 그림과 어우러진 훈훈한 이야기는 책을 덮었을 때 오히려 웃음을 짓게 만든다.
오소리의 마지막 꿈으로 묘사된 죽음의 과정은 마치 구속된 몸을 벗어나 영혼이 자유로워짐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떠나고 나서 남겨진 친구들의 슬픔을 걱정하는 오소리의 모습에서 ‘죽음’이 떠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의 몫임을 알 수 있다. 오소리가 죽자, 처음엔 친구들 모두 깊은 슬픔에 빠져 오소리를 그리워한다. 그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와 친구들은 한데 모여 오소리가 소중하고 값진 보물을 이별 선물로 남기고 간 것을 깨닫고, 지난 추억을 이야기하며 슬픔을 극복한다.
이처럼 『오소리의 이별 선물』은 ‘죽음’이 어느 한 생명을 단지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남기고 떠나는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그래서 죽는다는 게 꼭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님을, 어쩌면 특별한 선물을 남기고 떠나 “다른 이에게 전해질 때마다 더욱 특별”해져 빛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