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시대에 새로이 만나는 보물 같은 명작들
-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세계명작 산책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고전이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는 까닭은 원작이 지닌 높은 완결성 때문이다. 그동안 나온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고전들은 대부분 축약본이거나 번역이 충실치 못해 원작의 향기와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이에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은 완역을 첫 기준으로 삼고, 각 언어권의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번역가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공들여 번역하였다. 또한 우리 부모 세대의 필독서였고, 그 이전부터 끊임없이 읽혀온 고전들과 더불어 세계 각국의 숨겨진 보물 같은 명작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독자에게 소개한다. 그리고 일반 고전 중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작품을 새로이 발굴하여 독서 영역을 확장시켜 준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은 단지 문학 작품만을 읽는 책이 아니다. 완역한 작품의 적지 않은 분량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작가 소개·작품 해설·사진·그림 등 풍부한 자료를 덧붙여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보는 즐거움까지 배가되게 하였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오래오래 간직하거나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여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단단하고 맵시 있는 양장본으로 만들었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은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기쁨과 보람뿐 아니라 10년, 20년 아니 수십 년 후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할 독서의 추억까지 선사할 것이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이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작품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은 아직 국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작으로 어린 독자들에게는 신 나는 모험과 환상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추억 속 모래요정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카피카피 룸룸, 소원은 하나씩!” 까칠한 모래요정이 돌아왔다
- 판타지동화의 여왕 ‘에디스 네스빗’이 일상에서 끌어 올린 유쾌한 환상의 세계
‘소원을 말해 봐.’ 대중가요 가사로 쓰일 만큼 흔하긴 해도 세상에 이보다 설레는 말이 또 있을까! 예부터 ‘소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야기의 모티프가 되어 왔다. 여기, 소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하나 있다. 카피카피 룸룸, 소원은 하나씩! 바로 소원을 들어주는 ‘모래요정’이다.
온 국민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애니메이션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이자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에디스 네스빗의 첫 판타지동화인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은 19세기 말까지 이어져 온 교훈 동화의 전통을 과감히 깨고 현대 아동청소년문학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교훈과 학습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동화를 일상에서 끌어올린 환상의 세계를 통해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로 바꾼 것이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미국의 문학평론가 마이클 더다는 일찍이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에 대해 “평범한 일상을 파고드는 환상적 요소들을 천연덕스럽게 묘사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영국의 한 시골 마을로 이사 온 다섯 남매가 소원을 들어주는 까칠한 모래요정 ‘사미아드’를 만나 겪게 되는 소동을 그린 이 작품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소원을 통해 인간의 허영과 욕심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웅장하고 화려한 판타지 문학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은 다소 소박하고 단순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작품 곳곳에 스며 있는 밝고 따뜻한 감성과 자꾸만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위트들은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남녀노소를 불문한 수많은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에서 선보이는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은 모래요정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을 위해 기출간 번역본들의 오류를 바로잡고, 네스빗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콤비 일러스트레이터 해럴드 로버트 밀러의 풍성한 삽화를 담았다. 또한 풍부한 정보글을 통해 에디스 네스빗의 일생과 작품 세계,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이 쓰인 당시의 사회상과 역사 지식도 함께 접할 수 있다. 세계 아동청소년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인공 모래요정은 지금도 작품 속에 살아 숨 쉬며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