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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푸른 동시놀이터] 2023 상반기 '신인 추천작'이 발표되었습니다! 2023-07-05 10:25:59

우리 동시문학의 미래를 새로이 개척할 신인들에게 발표의 장을 마련해 주고자
푸른 동시놀이터 마련한 ‘신인 추천작’(2023년 상반기)을 발표합니다!

♠ 신인 추천 완료작 : 남정림 – 「볼펜이 품은 공」
♠ 신인 추천 완료작 : 김미경 – 「볼록거울」 「끼리끼리」
♠ 신인 2회 추천작 : 이은주 – 「심부름 가는 길」 「문어와 오징어」
♠ 신인 2회 추천작 : 심미영 – 「참새네 안방」 「흰 눈 내리는 운동장」

*심사위원 : 이근정, 신형건



심사소감

더 자유롭고 더 즐거운 동시 나라로

이 근 정

이 글을 쓰는 오늘 새벽에는 굵은 비가 쏟아지더니,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새파랗습니다. 바닥은 비 내린 흔적 없이 보송보송합니다. 며칠에 걸쳐 응모작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심사가 끝난 지금도 책상에 앉을 때마다 다시 읽고 있습니다. 마른 바닥에 눈이 팔려 비온 흔적을 발견하지 못할까 자꾸 되짚어 봅니다.

남정림 씨는 안정적인 필력과 다양한 소재를 포착하고 상상해 나가는 눈을 가지고 있어, 시를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손소독제 작전」은 유쾌하고 매끄럽게 그려진 작품이었습니다. 「똘똘 뭉쳐서」의 ‘학교 건물도 쓱쓱/학교 놀이터도 쓱쓱/지워버리는 괴물이/개미 콧구멍 만’하다는 발견 역시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만 「그런 때」의 ‘아무리 카톡을 보내도’처럼 다소 무리하게 풀어낸 문장이 보일 때가 있었는데, 충분한 힘을 갖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깊이 천착하여 길어 올렸으면 합니다. 정말 좋은 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볼펜이 품은 공」 은 볼펜 안의 공을 제재로 찾아낸 시인의 눈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발상과 구체성을 모두 잡은 시로, 마지막 한 편 남은 추천작으로 「볼펜이 품은 공」을 올립니다. 남정림 씨는 이로써 모두 5편으로 추천 완료되었습니다.

김미경 씨의 「얼룩말 세로의 가로 찾기」는 좋은 시도로 여러 번 곱씹어 읽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로’와 ‘세로’의 기호가 넘쳐 그 안의 의미가 흐트러져 버렸습니다. 쉽지 않은 시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른 시에서도 묘사에 있어 다소 와 닿지 않거나, 평이한 심상에 그친 경우가 있었습니다. 「볼록거울」은 앞선 아쉬움들을 상쇄시키는 재미있는 시였습니다. 볼록거울 앞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며 딴 생각에 빠진 아이가 떠올리는 여러 가지 생각과 심리상태가 자칫 산만할 수 있음에도 균형감 있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끼리끼리」는 말놀이로 시작해 여러 심상들이 잘 어우러진 시였습니다. 주고받듯 형식을 달리해가며 리듬감을 만들고 마지막 ‘해와 달 하이파이브 지구가 또 굴러가지’에서는 시야를 확장시켜 카타르시스를 주었습니다. 전체적인 시를 구성하고 풀어가는 시적 역량이 분명하고 충분하다고 여겨져 「끼리끼리」와 「볼록거울」 두 편을 더하여 추천 완료하였습니다.

이은주 씨는 시에 대한 고민과 진정성이 느껴져 읽는 사람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문어와 오징어」는 아주 재미있는 시인데, 웃음이 절로 나오는 깔끔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부」의 경우 좋은 발견이 될 수 있으나 요리를 하는 주체인 어른의 시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겐 생경한 ‘채썰기’, ‘어슷썰기’ 등은 폭넓은 공감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고것 참 쌤통이다」에서는 입 안 어딘가의 ‘깨 한 톨’과 화자의 마음을 연결 지은 것이 재미있었으나, 앞서 제시된 정황이 평이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설명이나 나열로 다소 서술적으로 풀어진 시들도 있었는데, 「심부름 가는 길」은 앞의 다른 시들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진 서술형이 오히려 장점으로 십분 활용된 시였습니다. 시적 호흡과 진술이 안정되어 있으며, 특별히 새롭지 않은 제재임에도 묘사와 전개의 힘으로 그림 같은 이미지가 선명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자신만의 개성까지 꾸준히 찾아간다면 앞으로 더 좋은 시가 나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심부름 가는 길」과 「문어와 오징어」 두 편을 2회 추천작으로 올립니다.

심미영 씨의 시들은 섬세하고 안정감을 지니고 있으며 그동안 뚜렷한 발전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단비」는 고요하고 진심이 보이는 시였습니다. 특히 「참새네 안방」은 특별한 기교가 없이도 행과 연의 배치가 정갈하고 알맞게 표현되고 있어 마음에 다가오는 시로 꼽혔습니다. 「흰 눈 내리는 운동장」은 정적으로 시작된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다 ‘가지에서 찬바람 타고 놀던 나뭇잎들/궁금해서’, ‘휘익-/툭!//땅으로 뛰어내린다’의 발견을 대조시킴으로써, 개성 있는 좋은 시가 되었습니다. 섬세한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참새네 안방」과 「흰 눈 내리는 운동장」 두 편을 추천작으로 올립니다. 다음 시도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시를 쓰는 것도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일과 진배없습니다. 지금 내가 앉은 곳에서 국경을 넘어, 어린이들이 바글바글한 동시라는 나라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봅니다. 동시라는 나의 언어가 확장될수록, 더 자유롭고 더 즐겁습니다. 그러니 한결 여유를 가져도 좋겠습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도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데, 시도 무르익는 시간을 거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고심과 퇴고를 거칠수록 하고 싶은 말을 가장 맞춤한 말로 내놓을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말들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그 주고받음으로 인해 내가 채워지는 것을 알기에, 쉽게 놓아 버리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라는 쉬운 듯 쉽지 않고,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이 매력적인 ‘개미지옥’에 제대로 발을 들인 남정림 시인, 김미경 시인께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거대한 세계를 서서히 구축해가고 있는 다른 네 분의 언어를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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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2023년 상반기) 발표

◆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 남정림 편

◆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 김미경 편

◆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 이은주 편

◆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 심미영 편

◆ 푸른동시놀이터 ‘신인 추천작’ 심사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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