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삐죽삐죽한 잎사귀의 트리와 색색의 오너먼트, 빨간 털 모자를 쓴 뚱뚱한 산타 할아버지와 트리 아래 놓여 있는 선물이 생각나는데요. 그런데 사실 오늘날 축제로서 맞는 크리스마스는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고 합니다.
17세기 이전만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불법이었다고 하는데요. 17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법이 개정되어 지금과 비슷한 크리스마스 전통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1843년,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출간되며 식구들이 모두 둘러앉아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고마웠던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기념일로서의 크리스마스 문화가 굳어졌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킨 『크리스마스 캐럴』은 어떤 소설일까요?
『크리스마스 캐럴』은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들뜬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됩니다. 악덕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에게 과거, 현재,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이 찾아오고, 그는 유령들을 차례차례 만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지요. 간단해 보이는 줄거리이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당대의 빈부 격차, 빈곤, 이기주의 등 사회 문제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요. 찰스 디킨스는 그렇게 녹록치 않은 사회 속에서도 크리스마스의 정겨운 시간을 통해 나눔과 베풂, 감사와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하지요.
『크리스마스 캐럴』에 담긴 빈곤은 찰스 디킨스 본인의 유년 시절이 남긴 흔적이기도 합니다. 찰스 디킨스는 열두 살부터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면서 빈부 격차와 도시 범죄와 같은 산업혁명 이후 사회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거든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그럼에도 소중한 가치를 경쾌한 분위기로 전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다정함과 친절함이 필요한 현대 독자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