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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나는 1학년』의 신형건 시인 인터뷰 2023-01-09 15:24:42

『나는 나는 1학년』의 신형건 시인 인터뷰

대한민국문학상 · 한국어린이도서상 · 서덕출문학상 · 윤석중문학상 등을 수상한 아동문학가 신형건 시인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이번 동시집엔 1학년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고, 또박또박 소리 내어 책을 읽고, 또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면서 보낸 하루하루가 시에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많은 작품을 수록한 신형건 시인의 신간 인터뷰. 함께 만나보아요.



푸른 동시놀이터 : 이번에 <내 마음의 동시집> 시리즈의 첫 동시집으로 『나는 나는 1학년』(끝없는이야기, 2023)을 출간하셨어요. 1984년 등단 이후 최근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수많은 동시집을 펴내셨는데, 이번 동시집은 아주 특별한 독자들을 위해 완성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신형건 : 동시를 창작하면서 특별히 어떤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는 편이에요. 물론 어린이들이 많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서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었으면 하는 바람도 그에 못지않게 크지요. 그런데 이번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은 제목 그대로 초등학교 1학년을 주독자로 정해 놓고서 쓰고 엮은 책이에요. 1학년 때 읽은 동시집을 오래오래 간직하면서 나중에도 읽으면 더욱 좋겠지요. 그리고 1학년생을 돌보는 엄마, 아빠나 선생님들도 같이 읽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20편을 새로 썼고, 나머지 16편은 40년 가까이 써 온 많은 동시들 중에서 1학년생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골랐지요. 

푸른 동시놀이터 : 동시를 읽다 보면 눈앞에 1학년생들의 하루가 선명히 그려집니다. 등하굣길, 학교생활, 방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장면 등이 기억에 또렷이 남아요. 일상에서 시의 제재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시인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으신가요? 

신형건 :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아주 특별한 순간들이 있지요. 바로 발견과 각성의 순간이에요. 흐르다 멈춘 듯 한순간 환하게 다가오는 사물들, 언뜻 스쳐간 것 같은데 오래 마음에 남아 꿈틀거리는 사물들이 결국 시가 되지요. 일부러 찾으려 하지 않아도 오감 중 하나라도 활짝 열려 있으면 그 대상들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어요. 더욱이 하루하루가 새롭고 설레고 신나는 1학년생들의 눈과 귀와 손이라면 무엇이든 끊임없이 포착해 낼 수 있지 않겠어요.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운 하루하루의 모든 일들이 시가 될 수 있겠지요.

푸른 동시놀이터 :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에 등장하는 「일기 쓰기」는 누구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큰 공감을 자아내는 동시 중 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날마다 새로운 일이 자꾸자꾸 생기는 1학년생들에겐 한 가지 이야기만 쓴다는 것이 어쩌면 벅찬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문득 선생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집니다. 

신형건 : 입학식 날 학교에 처음 가던 길이 떠올라요. 시골에서 나고 자랐기에 학교도 집에서 3~4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는데, 엄마 손을 잡고 잰걸음으로 먼 길을 처음 갔었지요. 그 길에서 역시나 엄마 손을 잡고 가는 옆 동네 아이들 만났는데 나보다 몸집이 훨씬 작았어요. 나중에 ‘땅콩’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 아이는 6년 동안 나와 단짝 중 하나로 지냈지요. 학교를 오가는 길에 항상 내 눈길을 끌고 한껏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계절의 자연이 있었어요. 운동장에서 함께 뛰놀던 친구들과 동네 둑방길을 자전거 타고 쌩쌩 달리면 꼬리를 휘날리며 따라오던 우리 개 흰둥이도 문득 떠오르네요. 그래요. 어떤 날은 일기 쓸 게 너무 많아 어느 것을 먼저 써야 할지 망설여야 할 만큼 신나고 설레는 일들이 많았지요. 물론 집안에 힘든 일도 종종 있었지만, 어린 시절은 특히 1학년 시절은 즐거운 기억으로 많이 간직되는 것 같아요. 마음에 오래 남아 있던 그런 추억들이 때때로 동시로 되살아나지요.

 

푸른 동시놀이터 : 표제작 「나는 나는 1학년」 은 어엿한 초등학교 1학년생이 된 어린이들의 씩씩함이 묻어나 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이 시기에 동시를 접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신형건 : 초등학교 1학년은 우리말과 글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는 시기이지요. 물론 그전에도 한글을 깨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책도 많이 보지만, 본격적인 읽기·쓰기·말하기·듣기 교육은 1학년 때 시작된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시기엔 다양한 글을 읽어야겠지만 시만큼 언어 교육에 효과적인 장르는 없다고 생각해요. 시는 우선 짧아서 아이들이 읽기 쉽고, 말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장치가 많고, 생활의 체험적인 요소와 정서적인 면까지 고루 담고 있지요. 그러니 1학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동시집을 건네준다면, 국어 공부에 절로 흥미와 자신감을 붙이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푸른 동시놀이터 : ‘가슴이 콩닥콩닥//두 눈이 허둥지둥/건널목 신호등도 깜빡깜빡//(…) 필통 속 연필도 덩달아/달그락달그락(「허둥지둥」)’과 같이, 이번 동시집에는 반복적인 소리를 내는 의성어·의태어 사용이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신형건 : 소리, 모양, 동작 따위를 실감 나게 흉내 내는 의성어·의태어는 동시에 많이 쓰이곤 하지요. 우리말엔 이 시늉말이 풍부해서 잘 골라 쓰면 생생한 표현을 하거나 리듬감을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허둥지둥」과 같은 일부 시에는 시늉말을 좀 많이 썼지만, 전체를 살펴보면 의도적으로 많이 쓰진 않았어요. 딱 적절하게 쓰려고 노력했지요. 

푸른 동시놀이터 : 물론 시인은 자신의 모든 동시를 아끼시겠지만, 이번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 중에서 1학년들에게 특별히 더 들려주고 싶은 동시는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세요. 

신형건 : 『나는 나는 1학년』의 3부와 4부 끝에 ‘따라 쓰는 동시’로 실린 「봄날」과 「반짝반짝」을 꼽고 싶네요. 「봄날」은 걸핏하면 넘어져 무릎이 깨지곤 하던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의 내 체험을 고스란히 담은 시라서, 또 「반짝반짝」은 1학년을 위한 동시를 쓰겠다고 작정하고 쓴 시들 중 가장 나중에 쓴 시라서 그래요. 그래서 ‘너는/별이 되고 싶니?/너 혼자/반짝 빛나고 싶니?//너는/별자리가 되고 싶니?/여럿이 함께/반짝반짝 반짝반짝/빛나고 싶니?’라고 한 번 읽어 본 다음, 한 번 더 따라 쓰는 동시로 맨 뒤에 실었지요. 

푸른 동시놀이터 :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를 통해 시인의 행보가 궁금한 독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은 무엇이며, 또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신형건 :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정체를 시로 쓰고자 하는 생각을 품고 있어요. 그동안에도 간간이 써 온 제재이긴 하지만, 좀 더 본격적으로 마음의 모양을 시로 그려 보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는 시를 써 보고 싶어요. 너무나 흔한 제재이지만, 다시금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를 잘 느끼고 싶어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써 보려고 합니다. 


신형건 시인의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에는 각 부가 끝날 때마다 나타나는 ‘따라 쓰는 동시’ 페이지가 있어 동시를 읽는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손끝에 힘을 모아 시를 따라 쓰는 동안 아이들의 숨결과 마음은 가지런해지고, 그 시는 그들의 마음속에 소중한 보물로 오래오래 간직될 거예요. 혼자 소리 내어 읽고, 또박또박 따라 쓰는 이번 동시집과 함께, 우리 아이 국어 표현력을 쑥쑥 키워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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