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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롱 웨이 다운』 형의 죽음에 맞서는 동생의 1분, 그 긴박함에 함께 하다 2022-04-24 23:43:00

미국의 총기와 관련된 사고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숙할 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일이다. 한 조사에서는 20세 미만 사망 원인 중 총기가 1위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흔하게 자주 일어나는 범죄인지 추측할 수 있다.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나라인 만큼 즉흥적인 20대에게 총기 사고는 예견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해 본다. 서로의 이해 관계에 혼란이 일어나면 당기게 되는 방아쇠, 그 방아쇠가 나의 가족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를 향하고 있다면 얼마나 무섭고 그 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까.

오늘 내가 만나게 된 『롱 웨이 다운』 이 바로 총기 사고로 형을 잃은 동생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롱 웨이 다운 / 제이슨 레이놀즈 글, 대니카 노프고로도프 그림 / 전하림 옮김 / f 에프

윌은 보았다.

탕-하고 울리는 소리에

사람들은 부리나케 튀어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훈련받은 그대로,

우리에게 와서 맞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총은 단 한 명만을 맞췄다.

윌의 친형 숀형은 그렇게 살해되었다.

한번도 지진을 겪어 본 적이 없다.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확실히 느꼈다. 땅이 입을 벌려 날 통째로 삼켜 버리는 그런 느낌

숀형의 죽음을 직면한 윌은, 울고 싶었다.

그러나 우는 것은 원칙에 없기에 참아야 한다.

아주 작은 주먹들이 내 눈알을 수없이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참는다.

윌이 앞으로 지켜나가야 하는 세가지 원칙.

첫 번째 : 울기 –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 금지

두 번째 : 밀고 –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금지

세 번째 : 복수 – 범인에게 똑같이 갚아 준다.

윌은 집을 나선다.

가장 사랑하는 숀 형을 쏜 범인으로 추정되는 릭스 형을 찾아

세번째 원칙을 지키리라 마음 먹는다.

윌은 한번도 총을 잡아본 적은 없지만,

숀 형을 위해서 그 정도는 해 줘야 할 것만 같다.

사랑한다면 말이다.

윌은 계획을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7층에서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엘리베이터가 지상까지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 60초.

총기를 소지한 윌의 가슴은 진정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가 한 층씩 내려갈 때마다

이젠 곁에 없는, 과거에 윌이 사랑했던 친구와 가족이 탄다.

그들은 모두 총기 사건의 희생자이며

윌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총알 하나면 형을 쏜 범인이라 여긴 릭스형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자신했는데

윌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

범인이라 장담하고 총을 겨눈 숀 형도

결국 또다른 희생자만 남긴 채

복수는 하지 못했다는,

얽히고 얽힌 사건의 실타래가 한겹씩 벗겨나간다.

 

형의 죽음을 직면한 동생 윌의 충격과 미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맘껏 울지도 못하게 하는 원칙대신

복수는 가능한 원칙이 윌의 울분을 토해내기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지상에 도착하기 전 엘ㄹㅣ베이터에 오른 숀 형은

첫 번째 원칙을 어긴 채, 살아 생전에 참아두었던 눈물을 하염없이 운다.

윌은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범인이 맞다고 확인받고 싶지만

형은 끝내 말해 주지 않는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고

참았던 눈물은 언젠가는 쏟아낸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그래픽 노블 『롱 웨이 다운』

뒷골목을 헤매일지라도 그 어두움을 네 안으로 가지고 오지 말라

어머니의 말씀은,

피부색이 무엇이고, 사는 곳이 어디일지라도

마음 속까지 그것들에 순응하며 미움만 키우지 말고

자신을 지켜나갈 것을 당부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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