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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기억 상자』 애도, 그림책으로 배우다 2023-02-08 18:55:24

우리 삶은 ‘죽음’이라는 이별의 시간까지 포함하는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 집중하다 보니

죽음과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 되면 우린 그 어느 것도 잘하지 못한다.

떠나는 것도 남는 것도.

죽음을 삶의 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삶을 정리한 떠나는 이의 입장이 될 것이다.

떠나보내고 남는 이들에게 삶은

떠난 이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이어지는 삶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것을 “애도”라고 하는 게 아닐까.

“애도”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슬퍼하는 것만이 애도라면,

우리는 애도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슬픔도 끝내야 한다.

우리의 감정에 시작과 끝이 있을 수 없듯

떠나간 이에 대한 슬픔의 시작과 끝도 알 수 없으며

시간 또한 정할 수 없다.

 

풍선이 손 끝에서 멀어져 간다.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점점 점이 되어 가듯

흐려져간다.

그렇게 우리는 떠나보내야 하고

슬픔을 맞이해야 한다.

우리에게 이별은 받아들이기 참 힘든 일이다.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희석되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애도의 시간이 끝나간다고 말할 수 없다.

희석되었을 뿐,

그를 떠나보낼 준비는 아직 되지 않았다.

떠난 이는 바람따라 흘러가는 풍선처럼 홀연히 사라졌지만

우리 멀어져가는 그 작은 한 점의 흔적을 찾기 위해

눈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려가며 찾는다.

그리곤 돌아서며 눈물을 짓는다.

풍선이 내 손을 떠났듯

내 마음에서 완전히 떠나보낼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것은

삶을 사는 동안 가장 큰 상실을 안겨주는 일이다.

누군가는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다고 하고,

누군가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다고 하고,

누군가는 삶의 이유가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는 슬퍼하는 중에도

가장 좋은 기억들, 가장 미안했던 순간들,

가장 사랑스러웠던 시간들,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슬픔 속에 채워가는 그리움

그것이 애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I LOVE 그림책, 『기억 상자』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그를 잊을까 두려워하는

한 소녀가 슬픔과 마주하는 모습을 통해

상실감을 기억 상자 속에 추억으로 담아

이겨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담담하게 표현된 그림책은

소녀가 빨간 풍선을 떠나보내는 표지에서부터

가슴 한켠을 아려오게 한다.

떠난 이를 애도하는 것

그것은 슬픔과 함께 함께 했던 기억을 가슴에 잘 담아두는 것이다.

『기억 상자』 이야기 뒤에 실린

<슬픔에 대처하는 법>은,

이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다양함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든 모든 이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리의 삶에 ‘죽음’은 탄생과 함께 필연적인 것이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기억하며

충분히 감사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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