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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스타게이징』 '나'로 당당하게 선 소녀들의 이야기 - candy718 2021-04-19 18:41:49

『 스타게이징
젠 왕 글.
보물창고 』

최근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사회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그래픽 노블 『스타게이징』을 통해 중국계 미국인 소녀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민자로 살아가는 그들의 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그들에게 공동체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킨다.

‘크리스틴’은 교회에서 우연히 ‘문’이라는 소녀에 대해 알게 된다. 묘목장을 하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데 그리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것과 사람들을 때리고 다닌다는 것. 소문이기에 귀담아 듣지 않았던 크리스틴이지만, 할아버지가 쓰던 공간에 당분간 문네 가족이 이사온다는 소식에 바로 동생을 경계시키고, 문과는 거리를 두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동갑내기끼리 한 공간에 살면서 거리두기란 쉽지 않은 일, 문에 대한 나쁜 소문으로 잔뜩 경계하는 크리스틴에게 문의 엄마가 차려준 한 끼 식사는 경계심을 풀게 되고, 소문보다는 호기심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부모가 정해준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애쓰는 크리스틴과 자유롭고 당당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문. 두 소녀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크리스틴은 문이 듣는 음악에 심취하게 되고, 학예회에 커버댄스를 추기로 계획을 세우는 등 그 전과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빠는 문과의 만남이 잦아들면서 변해가는 크리스틴이 불안하다. 문과는 다른 길을 갈 거라는 아빠의 확신어린 말은 문에게 향하는 크리스틴의 마음을 주춤하게 만들고, 문보다 수학 성적이 낮게 나온 시험지를 앞에 두고, 문과 거리를 두기에 이른다. 여전히 문과 함께 하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크리스틴은 마음이 편치 않다. 담담한 척 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다.

문은 크리스틴의 거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학예회 댄스에 집중하고, 그녀만의 당당함으로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늘고, 급기야 댄스팀에 친구 한 명을 더 넣기로 했다는 통보에 크리스틴의 마음은 불안하고 친한 친구가 얻었다는 즐거움이 절망으로 바뀌면서, 친구들 앞에서 문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을 자처하기에 이르고 만다.

친구가 생기고,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도 달라도 달라서 참 좋았는데, 아빠의 일관된 교육관 앞에서 크리스틴은 문과의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했는데, 결국 문을 잃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크리스틴을 괴롭힌다.

크리스틴의 동생에게 나쁜 말을 한 친구를 때리고, 생일파티에서 비밀 수첩을 보며 웃음거리로 삼은 친구를 때린 문, 그녀의 잘못을 지적하는 그 순간 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고 만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얄팍한 복수가 문을 아프게 한 건 아닐까 내내 맘이 졸이고 신경이 쓰인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문에게 갈 용기를 내지 못한 크리스틴, 그녀는 자신을 비롯해 문까지도 완벽하기를 바라는 아빠 사이에서 상처를 받는다.

네 잘못이 아니란다, 크리스틴.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어.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더라도

그걸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그래서 더 좋은 일을 할 수는 있어.

『스타게이징』 194쪽

크리스틴 아빠의 관심과 교육관 그리고 자녀를 잘 키우고자 하는 모습은 부모의 길을 걷고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닐까 돌아본다. 자식이 좀 더 나은 길을 걸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 때로는 자식에게 부담을 주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해 두어야 함을 우리는 자주 잊게 된다. 우리는 자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우며, 비우고 내려놓고 지켜보는 과정들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스타게이징』은, 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으며, 그들이 자신의 뿌리와 살아가는 공간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또한 크리스틴과 문의 성장배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겪어내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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