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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머물다, 시간을 통한 성장과 지속 - jinsoo1975 2021-08-10 15:35:59

칠월 말부터 팔월 초… 휴가를 떠났다.

쉼없이 달려 온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발동해 더 오래 더 생각없이 머물기를 바라며

야금야금 하루하루를 아껴 먹듯 사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휴가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머물다 (루이스 트론헤임 지음, f펴냄)”라는 제목과 표지가 주는 느낌은 휴가를 떠나온 남자와

여자의 행복과는 조금 달랐다.

하반신만 찍힌 남자의 뒷모습과 슬픔에 잠긴 여자의 눈….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너무 궁금했다.

롤랑과 파비엔느는 다른 연인들처럼 휴가를 맞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휴가지로 향한다.

여행이 계획된 시점부터 둘은 뜨거운 태양과 바닷가, 일상에서 놓여난 자유로움에 대한

생각들로 들떠있었을 것이다.

차에서 내려 바다를 향해 걷던 롤랑은 바람에 떨어진 간판을 맞고 목이 잘려 죽는다.

그것도 파비엔느의 손을 잡은 채로.

롤랑은 파비엔느의 약혼자였다. 이번 휴가를 완벽하게 보내기 위해 꼼꼼을 지나 치밀한 그는

사전에 모든 것을 준비했다. 노트에 예약, 지불, 일정 등 휴가에 필요한 모든 것을 오롯이 혼자

준비하며 그는 파비엔느에게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랬던 그가 숙소에 짐을 풀기도 전에 죽었다.

파비엔느는 이 휴가를 그냥 울면서 보낼 순 없었다. 롤랑을 잃은 슬픔을 그 깊은 슬픔을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저 그가 준비한 모든 것을 홀로 맞이하는 수 밖에.

파비엔느는 수첩의 적힌 롤랑의 계획을 따라가며 타인의 휴가를 구경한다.

죽음에 관한 기록들을 수집하는 파코를 만나 친구가 되지만, 서로 알고 있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일주일…. 파코를 우연히 만나기도 헤어지기도 하면서 파비엔느는 정리의 시간을 갖는다.

롤랑의 마지막 계획은 프로포즈였던 것 같다.

홀로 레스토랑에 앉아 있기는 어색해 파코와 함께 롤랑의 계획을 따라가다 파코는 롤랑이 준비한

케이크에서 장식인 작고 작은 아기를 떼어낸다.

여행객들 사이에 이방인처럼 슬픔을 감추고 있던 파비엔느는 롤랑과 바닷가에서 수영을 할 때

입으려했던 수영복을 꺼내 입고 수영을 하고, 롤랑이 기록했던 수첩을 버리고 일상을 향해 차를

몰고 떠난다.

책을 읽는 내내 삶과 죽음에 관한 생각을 해보았다.

떠난 자와 남겨진 자의 생각들. 그들이 감추고 있는 슬픔의 얼굴들.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이겨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때때로 당혹스럽고 때때로 마음이 아팠다.

이제 파비엔느는 씩씩하게 제 길을 가고 있을까?

파비엔느도 파코도 죽음이 지나간 슬픔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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