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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머물다 - 애도의 시간 - best916 2021-07-22 18:04:27

사랑하는 이를 잃는 상실은 우리 삶에 무기력함을 가져다 줍니다. 저마다 살아 온 방식이 다르기에 상실감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의지도 모두 다르지요.
오늘 소개 할 책의 주인공 역시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인과 함께 휴가지로 떠난 파비안느. 하지만 기대에 부푼 그녀 앞에 놓여진 것은 함께 걷다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약혼자의 죽음. 타지에서 그 상황을 모두 정리하고 그녀는 거취를 고민했지만 약혼자가 준비한 여행을 혼자서 하기로 결심하고 머뭅니다.
사람일은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순식간에 자신의 옆에서 사고를 당한 약혼자의 죽음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만큼의 슬픔이었어요.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맞딱드린 주인공의 상황에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피가 묘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감사할 정도로요.

여행을 하는 파비안느는 그저 평범한 관광객일 뿐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흔한 이방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습니다.
가끔 밀려드는 공허함과 정말감과 슬픔을 억누르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파비안느가 더 슬퍼 보였던 것은 어떤 이유였을까요? 차라리 울고 불고 소리치며 감정에 휘말리는 모습이었다면 조금 나았을까요?

사람마다 태어난 환경이 다르고 자라 온 방식이 다르기에 애도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망가지고 어떤 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생활하고 어떤 이는 더 과장하며 자신을 포장하고……. 애도의 방법에는 그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너무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볼 뿐 입니다. 자신만의 방법과 방식으로 상실감을 극복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테니까요.

파비안느는 홀로 여행을 하다 마을 주민인 파코를 만납니다. 정 많고 사람 좋은 파코는 기이한 사고로 황당하게 죽은 이들의 소식을 스크랩하는 것이 취미였어요. 파비안느 약혼자의 소식도 물론 알았고요.
파코와 파비안느는 접점이 없었던 만남이었고 우연히 만난 것에 불과했는데 우연히 반복되며 서로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각자의 삶에서 다신 볼일 없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며 아무것도 묻지 않지만 그것 때문에 위로받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지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와 죽음과 상실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방식이 천천히 그려지는 이 책은 시종일관 잔잔한 풍으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삶과 죽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서포터즈의 일환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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