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쥐와 알지 못하는 프리스비 부인이지만, 이사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 누구와도 만날 수 있었다. 시궁쥐가 사는 장미 덤불으로 가서 올빼미가 알려준 대로 보초병 저스틴과 니코데무스를 만나 ‘바람이 닳지 않는 바위’로 집을 옮겨줄 것을 부탁하기로 마음 먹고 들어선 굴에서 남편 조나단과 시궁쥐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배경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인간을 피해 먹이를 구하러 다녔던 쥐들은 슐츠 박사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니임의 실험실”에서 실험쥐로 이용된다. 결과를 구하기 위해 꾸준히 투약을 받게 되고, 그 실험 덕분에 인간과 흡사한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탈출에 성공해서 그들만의 문명 세계를 펼쳐가며 오늘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다. 그들이 앞으로 세울 계획과 이사를 위한 놀라운 작전에 투입하게 되면서 프리스비 부인은 가정으로서의 책임과 엄마로서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훔치지 않고 사는 것, 그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우리의 계획이고요.”
인간들의 세계와 가까이 살면서 인간들이 먹고 남은 것을 몰래 가져다 먹는 것이 그들의 삶이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그들 나름의 계획대로 음식을 저장하고 비축하며 삶을 영위해갔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인간의 곁에서 인간의 눈치를 보며 늦은 시간에 움직이는 삶이 아닌 당당하게 자신들의 삶을 이끌어가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실험에 의한 새로운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먹이를 찾아나서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갔던 삶에서 한발 더 앞선 삶의 방식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