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오두막에 이모와 로저가 함께 있었습니다.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며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로저는 겁내지 않고 이모와 즐거운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정전이 되고 말았어요. 등불을 켜고 이모와 로저는 폭풍우가 치는 창밖을 바라보다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밤 바닷가로 산책을 떠납니다. 비 온 뒤 깜깜한 숲속에서 로저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게 되고, 드디어 바다에 도착하게 되는데요. 바다에 도착해서 손전등을 끄고 눈을 잠시 감았다 떴을 때,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파랑으로 초록으로 그리고 에메랄드처럼 반짝이며 다이아몬드처럼 번쩍이며 바다는 움직이는 빛으로 살아있었습니다.

한밤중에 어린 로저가 씩씩하게 산책을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믿고 따를 수 있는 이모가 곁에 있었기 때문일 텐데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두려웠을 로저가 이모의 신나는 제안을 받고 길을 나설 때의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깜깜한 숲속에서 개구리와 귀뚜라미, 부엉이 등 자연 속 생물들을 온몸으로 느끼고 만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 로저는 바닷가에 도착해서도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폭풍우가 만들어낸 생물발광을 보게 된 것인데요. 이 경험이 로저가 성장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이런 경험을 하게 된 로저에게 부러움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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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숲을 가면 각종 벌레 때문에 익숙지 않은 아이들이 무서워서 빨리 가자고 조르거나, 때론 어른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기다려주기 힘들어해서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데요. 함께 보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로저가 귀뚜라미들과 여치의 노래에 화답하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