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 이야기
조앤 슈워츠 글 / 나히드 카제미 그림 / 신형건
보물창고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보다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아픈 곳도 생기고 있어요. 주름과 흰머리도 늘어나고 있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슬프지만은 않아요.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좀 더 신중해지고 여유가 생기고 있어요. 『어느 할머니 이야기』그림책을 보면서 자연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할머니와 반려견 보면서 노년을 아름답고 편안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표지에 꽃들에 둘러싸여 있는 할머니는 편안한 옷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있어요. 사랑스럽게 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도 할머니와 눈을 맞추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지요. 파스텔톤의 그림은 은은하면서 편안함을 전해줍니다.

살림살이가 별로 없는 할머니는 늙은 개와 살고 있어요. 할머니와 개는 언제나 함께 산책을 다니며 하루를 보냅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개와 가을을 맞기 위해 산책을 나왔습니다. 발밑 가랑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나무 사이로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요. 매일 걷는 이 길은 바위와 나무들은 그대로 있습니다. 매번 걷는 길이지만 같은 길이 아닙니다. 날아가는 까마귀를 보며 ‘날아다니는 기분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엄청날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개는 할머니를 생각해 막대기를 물고와 건네줍니다. 할머니는 지팡이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앉기 좋은 바위에 이르러 쉬어갑니다. 개도 그녀의 발치에 누워 쉬지요. 할머니 곁으로 숲속의 동물들이 다가옵니다. 할머니의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이 동물들에게도 전해지나 봅니다.

젊은 시절 할머니는 밖에서 노느라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던 때도 떠올립니다. 하루 종일 놀아도 또 놀고 싶어질 때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할머니는 다시 개와 걸어갑니다. 집에 도착해 개와 할머니는 피곤했어요. 곧 잠에 빠져듭니다. 개도 코를 골며 잠이 듭니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는 일찍 일어납니다. 주전자에 물을 끊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창밖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어느 날도 같지 않다고 할머니는 생각합니다.

보름달이 서서히 떠올랐는데,
갑자기 보이는 바람에 할머니는 숨이
턱 멎을 것만 같았다. 그 낱말이 뭐더라?
웅장하다. 그래, 웅장하다.
달은 선명한 오렌지색이었고,
또 어쩌면 빛바랜 빛깔 같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할머니는 ‘공기가 고요하게 느껴지네.
내 얼굴에 닿는 공기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손처럼 느껴져.’라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새로운 날이구나. 어떻게 생각하니?
우리 하루를 같이 보낼까?
그래, 그러자. 착한 내 오랜 친구야.” – 본문 중에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일상이지만 할머니의 하루에 개와 주변의 환경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모든 감각을 이용해 가을을 느끼고 경험합니다. 여유 있게 산책을 하고 돌아와 편안하게 쉬는 모습, 자연과 살아가는 하루하루 감사하며 또 다른 자신을 찾아 살아가는 할머니를 봅니다. 외로울 수도 있겠지만 그 외롭고 적적함도 즐기는 할머니가 보입니다. 작은 일상도 놓치지 않고 즐기는 할머니를 보며 젊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상상해 봅니다.
할머니는 별로 가진 게 없지만 존재만으로 감사하며 개와 일상을 지냅니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즐기는 모습을 봅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할머니처럼 여생을 즐기며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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