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기에 참 좋은 책!
이금이 작가의 동화집 『아이스케키와 수상 스키』(푸른책들, 2007)에는 밝고 건강한 아이들의 모습이 다섯 편의 동화 속에 가득 담겨 있다. 이금이 작가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20여 년 동안 진한 휴머니티가 담긴 감동적인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 받아 초등 학교 <국어> 교과서에 4편의 동화 「송아지 내기」, 「우리 집 우렁이각시」, 「대화명 인기 최고」, 「소희의 일기장」이 실려 있다.
머리글에서 밝힌 대로 작가는 두 아이를 차례로 초등 학교에 들여보내는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동화에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 또래의 아이들의 심리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아이스케키’를 하는 남자 아이에 당당하게 맞서 ‘수상 스키’를 하는 아이, 의사나 검사 등 그럴 듯한 꿈을 가지라는 부모와는 달리 자신만의 꿈을 키워 가는 아이, 여동생을 갖고 싶어하지만 여동생이 훼방꾼, 심술쟁이인데다가 부모의 사랑까지 빼앗아 간다는 말을 듣고 고민하는 아이 등 이 책에는 이제 막 부모 품을 떠나 새로운 생활을 해 나가는 아이들의 생활과 심리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리도 잘 드러나 있어서,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함께 보기에 참 좋은 책이다.
또한 이 책에는 세대가 바뀌면서 전혀 다르게 변화된 아이들의 세태가 유쾌하게 표현되어 있다. 표제작인 「아이스케키와 수상 스키」에는 여자 아이들의 치마를 걷어 올려 창피를 주는 ‘아이스케키’ 장난이 나온다. 예전에는 아이스케키를 당하면 창피해서 우는 정도가 일반적인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나리는 아이스케키를 하는 남자 아이에게 당당하게 맞서 ‘수상 스키’를 타며 통쾌한 역공을 시도한다. 또한 「솔지의 꿈」에서도 변화한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솔지 엄마는 솔지가 의사, 교수, 검사, 변호사 등과 같은 직업을 갖길 원한다. 하지만 솔지의 생각은 다르다. 솔지는 즐겁게 일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훌륭하다고 인정 받는 미용사나 우유 아줌마 등을 전혀 천하다고 보지 않고 자신만의 꿈으로 키워 나가기까지 한다.
주요 내용
「아이스케키와 수상 스키」 -꼬마숙녀 나리는 치마를 걷어 올려 창피를 주는 남자 아이들 때문에 좋아하는 치마를 입지 못하고 바지를 입게 된다. 언젠가 아이스케키를 하는 아이들을 혼내 주려고 벼르던 엄마는 어머니회 때문에 학교에 갔다가 이외로 그와 역전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나리가 아이스케키를 한 남자 애의 바지춤을 붙들고 늘어져서 알궁둥이를 훌러덩 까놓고는 ‘수상 스키’를 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도 좋아?」 -예쁜 여동생이 있는 친구 승현이를 부러워하던 민우는 엄마의 임신 소식에 희망의 풍선을 가슴에 품는다. 하지만 동생은 훼방꾼, 심술쟁이인데다가 부모의 사랑까지 빼앗아 간다는 승현이의 말을 듣자 민우의 풍선은 자꾸 쪼그라든다. 그렇지만 싸움에서 궁지에 몰린 오빠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어 함께 싸우는 승현이 여동생을 보며 민우는 가슴 속 풍선에 다시 바람을 불어 넣는다.
이밖에도 이제 막 초등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감내해야 할 성장의 고통을 기발한 비유로 그려 낸 「입학식에 온 꽃샘바람」, 한창 꿈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표현한 「솔지의 꿈」,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훈훈하게 그린 「할머니 손은 요술 손」이 함께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