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귀엽다’, ‘예쁘다’라는 말은 넘쳐 나지만, ‘아름답다’는 말은 듣기 어려운 때이다. ‘기분 좋아’, ‘괜찮아’라는 말은 넘쳐 나지만, ‘행복하다’는 말도 듣기 어렵다. 이런 시대에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믿’기에, 글을 쓰면서 늘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은 다 행복해져라. 다 행복해져라.’라며 주문을 거는 작가가 있다. 바로 『사람이 아름답다』의 작가 홍 기이다.
경쟁 사회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유독 불평과 불만이 많다. 행복하기 위해선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이 늘 모자라다고 여기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행복은 남과 비교해서 평가하는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와 스스로 평가하는 절대적인 것임을 알려 줘야 한다. 바로 이것이 어른들의 몫이며, 동화를 쓰는 작가들의 몫일 것이다. 동화작가 홍 기의 대표작 『사람이 아름답다』에는 따뜻하기에 아름답고, 아름답기에 행복한 동화 아홉 편이 실려 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소박한 이웃들의 삶에서 진정한 아름다움과 행복을 길어 올린 동화 아홉 편은 메마르고 건조한 우리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 살아가는 일이 행복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이 아름답다』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이유는 바로 독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다
동화집 『사람이 아름답다』에는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수달 이야기」에서 발길질하는 사람들을 말리고 생명을 지키려는 아이, 「사람이 아름답다」에서 전근하면서 회의에 빠진 선생님에게 순수한 감동을 선사한 하수, 「아침 햇살 오르거든」에서 한 점 의심도 없이 믿는 바대로 행한 동자승, 「어깨동무 동상」에서 경쟁을 뛰어넘어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 준 것 기범이와 용대, 「새로 놓은 다리」에서 물질보다 생명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마을 사람들까지, 눈에 보이는 외모가 아니라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독자들은 책 속 등장인물들을 만나며 행복감을 맛보고 또 미처 깨닫지 못한 행복을 감사하게 된다. 작가는 이렇듯 아름다운 사람들이 전해 주는 행복을 통해, “행복한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에 책임을 지고 있다.
초판 출간 이후, 우수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동화 「옥수수빵」과 「아침 햇살 오르거든」이 초등 학교 5학년 1학기와 2학기 『읽기』교과서에 각각 수록되어 있으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에 부응하고자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주요 내용
홍기 동화집 『사람이 아름답다』에 수록된 동화 중 한 편인「수달 이야기」는 강원도 고성의 한 개울가에서 우연찮게 발견된 아기 수달 한 마리가 사람들의 발에 차이고 짓밟혀 처참하게 죽어간 사실을 고발한 동화이다. 동물에 대한 사람의 잔인성을 낱낱이 고발한 이 동화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책 제목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동화인 것이다.
그러나 잠시 눈을 다른 데로 돌려 보면, 동화 「새로 놓은 다리」에서처럼 피해를 무릅쓰면서까지 생명을 구하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을의 오랜 숙원 사업의 하나로 새로 놓은 다리는 ‘어른 걸음으로 서너 걸음밖에 되지 않는, 다리랄 것도 없는 다리’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다리보다도 소중하고 귀한 다리이다. 그런데도 덫에 걸려 아이들에게 쫓기던 멧돼지가 다리에 끼자 당연하다는 듯, 다리를 깨기로 결심한다.
표제작 「사람이 아름답다」를 비롯하여 「옥수수빵」, 「어깨동무 동상」, 「아침 햇살 오르거든」 등 9편의 동화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침내 말없이도 서로 마음 속까지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