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서 전해 오는 구전이나 옛이야기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도깨비가 새롭게 태어났다.
김성범의 장편동화『도깨비살』은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동화적 상상력 속에서 재탄생한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초등 학생들이 읽기에 알맞다.『도깨비살』은 효성이 지극했던 마천목 장군이 어린 시절 우연히 얻게 된 신비한 도깨비 돌을 볼모 삼아 도깨비들에게 어살을 만들게 하였다는, 고려 시대 우왕 때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도깨비살’ 은 전남 곡성군 섬진강변 두계천에 현재까지도 그 잔해가 남아 있는데, 작가는 옛 사료인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이나 두계전기사(杜溪箭記事) 등의 문헌을 참고하고, 한국 도깨비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
3년 전부터 섬진강변 골짜기에 살면서 글을 쓰고 농사를 지으며 조각 공원을 만들고 있는 작가 김성범은 어느 날 우연히 도깨비살 근처에서 물새를 만나고 도깨비 돌을 직접 줍는 신비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체험과 조각 공원을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 조각가 영감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곡성군에 전해 오는 마천목 장군과 도깨비살에 관한 전설을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도깨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거기에 도깨비살을 무너뜨린 장본인으로 심술깨비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한층 자극한다.
작품 말미에는 또 작가가 직접『도깨비살』을 쓰게 된 계기와 한국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도깨비 대장 조각상과 섬진강 도깨비살의 실제 사진 등이 함께 실려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