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이 동화집『이젠 비밀이 아니야』는 ‘공개입양’을 소재로 한 네 편의 동화가 수록된 책이다. 천진하고 귀여운 아이와 어른다운 생각과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안는 어른들을 중심인물로 등장시킨 「할아버지가 아니야!」외 3편의 동화는 ‘가족은 핏줄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주제를 잘 형상화하고 동일한 소재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과 치열한 주제의식이 돋보여 제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으로 뽑히게 되었다.
사회적 소수만의 문제로만 인식돼 왔던 입양 문제를 공론의 자리로 이끌어낸 유정이 동화집 『이젠 비밀이 아니야』는 입양을 미화하거나 포장하는 대신 입양의 기쁨이나 행복함은 물론 고민이나 갈등까지도 진솔하게 보여 준다. 시인으로 등단한 바 있는 유정이 씨가 그러한 동화를 쓰기까지에는 자신의 경험이 가장 큰 동기가 되었다.
한동안 불임의 고통을 겪은 바 있는 작가는 자신의 아픔을 따라가다가 여러 입양가족을 만나게 되었고, 입양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편견을 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입양가족을 통해 창작 의욕을 자극받았다고 한다. 월간 <동화읽는가족>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동화를 읽을 어린이들에게 입양은 낯설지 않은 일이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의식을 심어 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간절한 바람이 동화 속에 녹아들어 우리에게 더욱 큰 울림이 되어 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