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성장기'라는 '시간의 터널'을 어떻게 통과할까?
뉴욕 주 퀴즈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에피파니 중학교 6학년 학생들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여태껏 지역 예선전에서조차 우승한 적 없었던 에피파니 중학교가 결승에 진출한 것과 더불어, 7학년 팀과 8학년 팀을 모두 꺾고 가장 어린 6학년 팀이 진출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는 우등생도, 모범생도 아닌 네 명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팀을 어떻게 꾸리게 되었냐는 질문에 에바 마리 올린스키 선생님은 언제나 막힘없는 답을 제시한다. 하지만 선생님 스스로도 어떻게 이 팀원들을 뽑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그리고 마침내 뉴욕 주 퀴즈 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네 명의 ‘퀴즈 왕’들. 불가능을 가능케 한 퀴즈 왕들의 비밀은 무엇이고, 올린스키 선생님의 ‘미스터리’한 팀원 선별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이처럼 『퀴즈 왕들의 비밀』은 퀴즈 대회에 나갈 팀원들이 어떻게 선별되었는가 하는 반복적인 물음을 던지며 베일에 싸여 있는 퀴즈 왕들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에피파니 중학교 에바 마리 올린스키 선생님의 반에 속해 있는 노아, 나디아, 에탄, 줄리안, 이 네 명의 아이들은 이제 갓 중학교에 진급한 풋내기 중학생들이다. 그 어떤 공통분모도 쉽게 보이지 않던 이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영혼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마음을 나누고, 두터운 우정을 쌓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슬픔과 아픔을 작게 여기는 대범함을 길러 나간다.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배려하는 법을 익히며 마침내 아이들은 우리가 ‘성장기’로 명명하는 시간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한다.
영혼을 나누는 진솔한 관계의 소중함과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청춘의 찬란함이 뉴베리 상 수상작가 E. L. 코닉스버그의 재치 넘치는 문체를 통해 독창적으로 그려진다. 화학을 전공한 뒤 과학 교사로 재직한 작가의 흥미로운 경험은 작품 속 퀴즈 대회로 재탄생하며 역사, 지리, 자연 등 다채로운 지식을 제공한다. 나와 다른 존재와 더불어 숱한 갈등과 아픔을 겪으며 성장하는 퀴즈 왕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