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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고전문학추천 '이야기는 힘이 세다-김시습의 금오신화' 고전읽기 청소년추천도서 2023-02-13 22:32:32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 이 책은 조선 전기 천재이자 생육신, 학자, 사상가, 시인이기도 했던 김시습이 쓴 다섯 편의 단편 <만복사저포기><이생규장전><취유부벽정기><남염부주지><용궁부연록>을 한 권으로 묶은 책입니다. <금오신화>는 김시습이 한때 머물렀던 “경주 금오산실에서 지은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는 <금오신화> 이후로 소설을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시인이었던 그가 왜 이야기책을 지은 것일까요? <이야기는 힘이 세다>의 저자는 수양대군이 단종을 보좌하던 대신들을 살해하거나 제거하고 정권을 잡은 ‘계유사화(계유정난으로 알려진)” 에서 답을 찾습니다.

 

31, 그가 머리를 깎은 지 꼭 10년째 되는 해다. 계유사화로부터 시작된 시대와의 불화, 불의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슬픔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고 역모를 역사로 만든 승자들에 의해 잘못 알려진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김시습은 이야기책을 지었던 것은 아닐까. 시인이지만 이야기에 대해서도 통찰력을 가진 천재였기에, 그래서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을 믿었기에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썼던 것이 아닐까. ‘작가의 말~

 

<이야기는 힘이 세다>는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다시 쓴 것으로 김시습이 제자인 선행과 함께 다섯 편의 단편에 대한 이야기와 감상을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인데요. 모두 다른 인물들을 내세운 다섯 편의 이야기엔 숨은 의미가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어린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의 부당함과 단종의 억울함이 녹아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설잠스님(김시습)이 쓴 이야기책 <만복사저포기>를 제자 선행이 읽으며 시작합니다.

 

 

 

만복사저포기

남원 땅에 사는 양생이라는 사람이 부처님에게 자신이 이기면 ‘아름다운 여인과 혼인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 저포놀이를 제안합니다. 저포놀이에서 승리한 양생은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기다리는데, 정말 선녀처럼 아름다운 규수가 나타납니다. 그 규수 또한 자신처럼 인연을 찾고 있음을 알게 된 후 둘은 백년가약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그 규수는 삼년 전 왜구가 침입했을 때 죽은 처녀의 혼령이었습니다. 양생은 그 사연을 알게 된 후 장례를 치러주었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아갔다고 합니다. 양생은 다시 장가를 들지 않았으며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남다른 자질을 가진 왕재로 태어나고도 때를 만나지 못해 빼어난 그 자질을 제대로 꽃피우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쫓겨나 원통하게 세상을 떠나셨으니, 어찌 이야기 속 처녀처럼 가엾고 애틋하지 않겠느냐. p.49

 

선행은 설잠스님(김시습)이 쓴 이야기책 <만복사저포기>를 읽은 후,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와 더불어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는데요. 이야기 속 양생은 설잠스님, 규수는 어쩔 수 없이 숙부에게 양위한 후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영월로 유배를 간 어린 왕, 바로 상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님이 자신과 상왕(노산군)에 대한 이야기를 양생과 아름다운 처녀 귀신에 빗대어 쓴 것이지요. 그렇다면 스님은 왜 있는 그대로 쓰지 않고 양생과 처녀에 빗대어 이야기를 지어낸 것일까요?

 

스님은 그건 수양의 세상인 지금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이야기가 세상에 떠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래서 널리 퍼지지 못하고 금서가 되어 불태워질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상왕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가 사람들 머리에 박혀 있으니 진짜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무엇보다 “감동하여 읽은 이야기들은 지은이가 어떤 마음으로 지어냈는지, 어떤 인물을 염두에 두고 주인공으로 창작해냈는지를 따져 보게 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상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선행은 그저 기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잊어버리고 말 것이라 했지만, 스님은 “이야기는 힘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이생과 최규수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이생규장전>, 홍생과 기씨 선녀와의 애틋한 사랑을 이야기한 <취유부벽정기>, 박생이 남염부주에서 염마(염라대왕)를 만난 후 염라대왕의 후계자로 지목 받게 된다는 이야기 <남염부주지>, 한생이 박연에 있는 용왕을 만난 후,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쫓지 않고 명산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는 이야기 <용궁부연록> 등 네 편에 대한 이야기는 설잠스님과 선행의 수업을 함께 하며 들어보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다시 쓰는 <금오신화> 이야기 속 이야기, 이야기에는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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