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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 아 깜짝 놀라는 소리 2022-02-18 14:33:19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많은 시들을 접하는 편인데요. 다양한 비유적인 표현과 상징, 재미있는 어휘들을 배우기에 시 만한 것이 없지요. 🙂
또 시속에 담겨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시 장르는 저에게 쉼표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를 읽고 있으면 감정적으로 사치를 누리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
그래서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 시를 좋아하지요.
시 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참 좋은 동시들이 많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런 시들을 모아 놓은 동시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해요.

<아! 깜짝 놀라는 소리>- 신형건

이 동시집을 쓴 신형건 시인은 초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여러 편의 작품이 실린 시인으로 유명합니다.
치과의사였다 출판사 대표로 자리를 옮겨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분으로도 유명하고요.:)
이 동시집에 수록된 통통통 튀는 어휘와 재미있는 상상력이 모두 표현되는 시들은 참 맑고 밝아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더할 나위 없는 것 같습니다.

떡볶이 난로

입안이 얼얼하더니

가슴속이 홧홧하다.

오슬오슬 춥던 몸이

어느새 후끈하다

떡볶이 한 접시를 먹은 게 아니라

지금 막 나는

뜨거운 난로 하나를

삼켰다.

p54

매운 떡볶이를 먹고 뜨거운 난로 하나를 삼켰다는 표현은 정말이지 너무 재미있네요. 🙂

파란 음표

– 밴쿠버 올림픽의 김연아를 기억하며

야, 저어기

파란 얼음판 위에

음표 하나가 돌아다닌다.

하늘하늘 파란 옷을 입은 음표는

이분음표로

사르릉

지다가

팔분음표로

통통 뛰어오르다가

십육분음표로

뱅그르르 돌다가

문득

팔분쉼표로 멈추었다가

다시 사분음표로 나풀거리더니

톰방톰방

호수 위를 뛰어다니는

빗방울처럼

사람들 가슴을 딛고 다닌다.

가슴들은

도무

숨을 죽였다.

육십사분음표로 팽글팽글 돌던

파란 음표가

한순간 팔을 활짝 벌리고

온쉼표가 되자

음악이 멈추고

비로소

온 세상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p76~77

중국의 편파판정과 러시아 피겨선수들의 도핑 문제로 동계 올림픽이 난리가 난 지금 밴쿠퍼 올림픽의 김연아 선수가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파란 드레스를 입고 나비같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김연아 선수를 파란 음표로 비유한 표현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

시를 읽기에는 쉽지만 시를 쓰기는 너무나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러하니까요.
하지만 시인을 말합니다.
시를 쓰는 첫 발자국은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감탄하며 탄성을 지를 때 비로소 시가 태어나는 것이라고요.
일상속에서 개구리를 보며, 봄꽃이 펼쳐지는 거리를 보며,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선수들을 보며,
아! 하고 토해 내는 탄성들이 내 마음에 울림으로 남아 한 장의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며 우리 마음속에 노래가 아름답게 펼쳐지면 좋겠어요.
많은 친구들이 이 동시집을 읽었으면 좋겠네요.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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