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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 평가단] 거인들이 사는 나라 - ueompi 2021-01-01 16:35:00

1990년대 출간된 신형건 시인의 재 출간작! 표지가 확실히 바뀌어 느낌마저 더 새롭다. 동시집의 느낌을 안고 있지만 지금 어린이 도서의 대세처럼 아이와 부모님들이 함께 읽기에 좋은 시집이다. 10살 아이가 40살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과 다시 동시를 나누는 시간이 더 아름답기만 하다. 90년대의 정서, 그 당시의 실화 같은 이야기들이 시로 승화되어 공감대를 전한다. 둘리와 가족을 소재로 한 동시 ‘둘리에게’는 부모와 아이의 정서를 동시에 전한다. 우리 부모 세대에겐 둘리, 아이 세대에겐 ‘뽀통령 뽀로로’처럼 과거와 현재로 대화를 오고 간다면 더욱 흥미롭고 교육적인 동시집이다.

아이의 순수한 감정을 낙서 말로 전달한 시 ‘낙서’ 왠지 가슴 뭉클하고 어린 시절의 감정이 송두리째 소환되는 느낌이랄까? 험담의 틈바구니에서 꽃말 같은 사랑 고백의 달콤한 낙서. 누가 볼까 봐 아주 작게 많은 낙서의 틈새에다 기록하며 영이가 바라봐 줄까 봐 두근두근했을 그 순간이 상상된다.

어른 작가의 눈에서 지켜본 아이의 김정이 부드럽게 마음에 와닿았던 시구절이었다.

아! 가위, 그 가위가 아니라 가위눌림이었구나. 하지만 그 가위와 실제 사용하는 가위라는 단어의 의미가 시에 적절히 담겨 있다. 언어유희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아이가 나쁜 꿈을 꾸지 않게 가위를 베개 밑에 넣고 잠을 청하겠다는 문장이 재치 넘치다. 이것이 아이의 마음, 엄마의 걱정이 동시에 담긴 뜻이 아닌가 생각 들었다. 순수한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들, 거인이란 어른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순수함, 떼 묻지 않음을 시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어른들을 잠시만이라도 거인국으로 보내자’라는 아이들의 바람이 시인의 글로 전해질 때 마음 한구석이 찔리기도 했다. 이래서 아이의 눈높이란 말이 나온 것인 거구나, 좀 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 어른의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 아이들, 아이들도 어른이 된다. 그 순수함과 처음이란 마음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30여 년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자, 아이의 눈에 비춘 세상의 진실됨을 글로 형상화한 시인 신형건 님의 작품을 새로운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어 마음이 따스해진다. 가끔씩 우리 어른들이 거인국의 나라로 가서 아이들의 마음을 평생 이해하는 시간들이 지속되길 희망한다.

아이들과 《거인국이 사는 나라》를 소리 내어 읽어보며 같은 높이의 어깨 나눔,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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