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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박금숙 동시집 강아지의 변신 2022-05-30 17:36:07

일상의 모든 것들이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하죠? 박금숙 동시집 ‘강아지의 변신’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습니다. ‘강아지의 변신’은 1부 ‘별똥별을 찾아라’, 2부 ‘검정 비닐봉지의 반항’, 3부 화장실로 끌려가는 책’, 4부 ‘벚꽃의 웃음소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43편의 동시가 실려 있는데요. 어린 시절의 경험이 녹아 든 것처럼 보이는 동시, 지금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이는 동시,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동시들이 따스함과 뭉클함 그리고 유쾌함을 전해줍니다.

 

박금숙 시인은 2013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에 동시 ‘별똥별을 찾아라’외 3편이 당선된 후, 이번에 첫 동시집 ‘강아지의 변신’을 펴냈다고 합니다. 이 동시집이 조금 더 특별해 보이는 것은 등단한 지 9년 만에, 환갑을 맞는 해에 첫 동시집을 펴냈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납니다.

 

 

우리 아빠는 산타클로스

 

,

너에게만 알려 줄게

우리 아빠는 산타클로스야!

착한 일 하는 사람이나

효도하는 어른들에게

몰래 선물을 갖다 주는 산타클로스

, 어른들이 우는 걸 봤니?

어른들은 선물을 받지 못할까 봐

절대로 울지 않는대

어떤 사람들은 말야, 자기가

착하지 않다는 게 탄로 날까 봐

돈 주고 선물을 주문하기도 한대

너희 아빠도 산타클로스일 수 있어

아빠들은 산타클로스라는 게 알려질까 봐

(중략)

!

우리 아빠가 산타클로스라는 거,

이건 정말 너한테만 알려 주는

특급 비밀이야!

강아지의 변신~

 

산타클로스 아빠는 누구일까요? 보기만 해도 금세 알 수 있는 결정적인 문장을 숨겨 두었는데, 혹시 산타클로스 아빠가 누구인지 금세 눈치 채셨나요? 꿈오리네 집에는 산타클로스가 정말 자주 옵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올 때도 있는데요. ‘착하지 않는 게 탄로 날까 봐 돈 주고 선물을 주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껌딱지

 

길바닥에

, 뱉어 버린

검은 양심 딱지들

강아지의 변신~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은 때로 ‘길바닥에 뱉어 버린 검은 양심 딱지들’처럼 보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씹던 껌뿐이겠어요. 담배꽁초, 마스크, 테이크아웃 음료수 컵, 먹다 버린 음식 등등 무척이나 많을 것 같은데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키우던 반려동물들까지 버리기도 한다니, 정말 아이들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아이들에게만은 부끄럽지 않는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목련꽃 피는 날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을까?

마당 가득 환한

목련꽃.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신다.

내년 말고 십 년 뒤에도

볼 수 있어요.

할머니!

마당 가득 환한

목련꽃.

강아지의 변신~

 

‘동생 재율이는 아무렇게나 먹어도 “아이쿠,  참 맛나게 먹네. 음식 먹는 예의를 아네.”하며 좋아하시는 우리 할머니, 하지만 내가 그렇게 먹으면 “기집애는 그렇게 먹으면 안 돼요.” 야단을 치는 할머니, 똑같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손자와 손녀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 먹는 예의’, 그럼에도 십 년 뒤에도 목련꽃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목련꽃 피는 날’의 손녀, 그 마음이 따스하면서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알고 싶어요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듯

여름 밤하늘에

별똥별이 흘러요

떨어진 꽃 자리에

꽃 새싹이 나듯

떨어진 별똥별 자리에

별 새싹이 날까요?

얼마나 많은 별들이

피고 졌으면

여름마다 저렇게 셀 수 없는

별들이 피어날까요?

강아지의 변신~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 어릴 적엔 당연하게 생각하던 여름 밤하늘의 모습입니다.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반딧불이를 잡아 두 손으로 집을 만들어 넣어두고 가만히 들여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너무나 당연했었던 일들이 당연하지 않는 요즘, ‘여름마다 셀 수 없는 별들이 피어나는’ 밤하늘이 더 그리워집니다.

 

 

꿈오리 한줄평 : 따스함과 뭉클함 그리고 유쾌함이 담긴 동시를 따라 어린 시절의 추억에 퐁당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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