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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플레이머 Flamer - sonokwang 2022-05-21 13:25:02

열네 살, (과체중이라고 대놓고 적으려다 가여운 마음이 들어 괄호 속으로) 조금 통통한 필리핀계 소년 에이든 나바로. 보통의 남자아이들처럼 운동을 즐기지도, 자기 몸에 자신이 없는 까닭에 거침없이 벗어제끼지도 않아서 게이 소리를 듣는다. 실제로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터라 그저 고요하고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소년의 마음은 의지와 상관없이 자주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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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라고 소년에게 안정감을 주지는 못한다. 부모님은 매일 싸우신다. 아빠는 모든 일에 화를 내고, 엄마는 에이든을 안고 울기 일쑤다. 겨우 네 살인 쌍둥이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건 자연스레 에이든이다.

그런 에이든에게 보이스카우트 여름 캠프는 그야말로 선물 같은 휴식이었다. 지옥의 절망감을 선사하는 학교에서처럼 에이든의 ‘다름’을 이유로 놀리는 아이들이 캠프에도 있었지만 카누의 방향전환이며 손으로 하는 여러 것들-요리라든가, 매듭 묶기라든가-재주가 많은 소년은 ‘같은 곳에 속해 있는 기분’에 안전함을 느꼈다.

​하지만 10대들의 그런 유대감은 얼마나 얄팍하고 깨어지기 쉬운 것인지! 에이든은 과녁을 한참이나 벗어난 화살 같은 자신의 존재에 괴로워하고 눈물 흘린다. 길을 잃은 것 같은 마음이 극에 달하여 엉망진창 같은 삶을 놓으려 하던 바로 그때 잿빛 세상 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 같은 존재와 조우한다. 그리고 모든 감정을, 자신을 인정하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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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머>>는 픽션이지만 상당 부분이 마이크 큐라토 작가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작가의 말에 쓰셨다. 혐오의 문화에 짓눌려 에이든처럼 손목에 칼을 대고 모든 고통이 멈추기를 바랐던 때가 있었다고… 하지만 작가님이 힘주어 쓰신 것처럼 우리 마음 속에는 두려움과 희망이, 자신의 결함과 존엄함에 더불어 같이 묶여 있으니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살아갈 수 있기를. 같은 고민에 빠진 친구들이 스스로를 구해내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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