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 읽기
제목 [신간평가단]청소년소설 '불량한 주스 가게'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 2022-04-12 12:03:34

‘불량한 주스 가게’라니? 주스를 파는 가게 이름이 왜 불량한 주스 가게인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불량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불량한 주스 가게>는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유하순 작가가 펴낸 첫 청소년소설집입니다. 수상작인 ‘불량한 주스 가게’와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는 10여 년 전에 다른 작가들과 함께 청소년소설집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요. 이 책에는 두 편의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써온 단편 청소년소설 ‘야간 자율 학습’, ‘뚱보균과 도넛’, ‘폭풍 속 하이재커’ 등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올빼미라는 별명과 달리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던 유성이가 누군가의 마음을 읽게 되면서 사람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자신에게도 마음을 열며 채널러가 된 이야기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 성적만으로 백로와 까마귀로 등급이 매겨지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시원이와 친구들이 야간 자율 학습을 빼먹고 자유를 찾아 산으로 떠나는 이야기 ‘야간 자율 학습’,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와 다이어트를 할 수 없는 유나, 외모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지 않았던 두 친구 이야기 ‘뚱보균과 도넛’,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행기 납치범이 되고 싶은 지현이 이야기 ‘폭풍 속 하이재커’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기를 바라며, 오늘은 강제로 ‘불량한 주스 가게’를 맡게 된 건후를 만나봅니다.

여행을 가는 엄마를 대신하여 강제로 주스 가게를 맡게 된 건후. 학생이 어떻게 주스 가게를 하냐구요? 건후는 지금 친구를 폭행한 사건으로 정학을 맞아 학교에 갈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 A4용지 두 장을 채우는 반성문을 써야만 하는 건후, 건후는 반성문을 쓰는 노하우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이 어땠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이런 아들에게 주스 가게를 맡기고 여행을 간 것일까요?

 

겉만 그럴싸하다고 좋은 게 아냐. 오히려 그런 놈들이 맛은 형편없는 경우가 많거든.P.25

 

 

청과물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내민 볼품없는 사과 한 알, 불량품 같아 보이는 그 사과 한 알을 베어 문 순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에 엄지를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건후는 자신의 심장으로 따뜻한 피가 스며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불량한 일을 일삼던 건후는 그 일이 있은 후에 그 모임에서 나오기로 결심합니다. 먼저 모임을 나간 친구 중현이, ‘우리’가 ‘너희’로 바뀌는 순간 건후와 친구들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중현이를 폭행했고, 그래서 정학을 맞은 것인데요. 건후는 “싫은 걸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중현이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건후는 어떻게 될까요?

 

어쩌다 강제로 맡게 된 ‘불량한 주스 가게’, 가끔은 진상 손님이 찾아오고, 학생이 왜 학교를 안 가고 주스 가게에서 일을 하느냐고 호기심을 남발하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던 처음과는 달리 그럭저럭 잘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상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가게를 찾아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눈물이 안 나와서 걱정이라는 할머니, 평생 속만 썩이던 할아버지 때문에 창자가 다 문드러졌을 거라는 할머니는 눈물이 나지 않아서, 그래서 남들이 독하다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합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는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아빠, 건후는 아빠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처럼 속을 썩인 것도 아닌데 왜 눈물이 나지 않았던 것일까요?

 

할아버지 앞에서 그동안 열 받았던 일을 다 따지는 거예요. 옆에 누가 있든 말든 안면 까고 욕도 막 해 주시고요. 그리고 나면 혹시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p. 29

 

고약한 주스 가게라고 말하면서도 주스를 다 마시고 웃으며 나가시는 할머니. 건후는 말합니다. “여기는 불량한 주스 가게”라고 말이지요. 강제로 가게를 맡은 지 열이틀 만에 엄마가 돌아옵니다. 사실 엄마는 혼자 여행을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열이틀 동안 어디에 다녀온 것일까요?

 

전 제가 강하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어요. , 겉만 그럴싸하고 맛은 형편없는 불량 사과 같은 놈이었습니다.

(중략)

과연 이런 제가 학교로 돌아갈 자격이 있을까요? p.32

 

 

매일 매일 반성문을 보냈지만, 학교에선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다. 건후는 차라리 감감무소식인 편이 좋았으며, 지금도 그러기를 바랐는데요. 과연 건후는 학교로 돌아가게 될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서도 선입견과 편견이 앞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인줄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건후는 아빠가 안 계시다고 동정 받거나 위로받는 것이 싫어서 스스로 강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아빠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며, 잘나가는 패거리의 일원이 됨으로써 자신이 강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삶이 절대로 강하거나 멋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청과물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통해, 할아버지가 건넨 불량품 같아 보이는 사과 한 알을 통해,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알맹이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강제로 ‘불량한 주스 가게’를 맡게 되면서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건후, 건후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꿈오리 한줄평 :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 알맹이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facebook twitter hms

전체 0

자동생성방지
자동생성방지를 위해 왼쪽에 보이는 숫자를 입력하세요.

글 읽기
이전 [신간평가단]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하다 : 아이와 꼭 함께 읽을 것을 당부하고 싶은 책 2022-04-10 22:10:45
다음 [신간평가단]청소년인문학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하다' 2022-04-13 11:07:27


최근 본 상품 (0)

배송정보
배송조회를 하시려면 송장번호를 클릭하세요
배송조회
상품명
주문번호
택배사
송장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