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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아! 깜짝 놀라는 소리 : 맘을 잘~ 씻어냈습니다 - sonokwang 2022-02-05 13:19:31

삶이 고단하고 팍팍할 때, 또 맘이 푸석푸석해서 생기라고는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마음의 때를 벗길 작정으로 읽어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시(詩)다. 너무 고차원적인 것은 되려 머리 아파질 수 있으니 지금의 나에게는 동시가 딱이라 할 수 있겠다. 하여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맞춤 시를 쓰는 신형건 시인의  <<아! 깜짝 놀라는 소리>>를 펼쳤다.

제목부터 감탄이 담긴 시집이라 그런지 시인의 마음과 시의 구절 구절이 생생함은 물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살짝 옮겨 적어볼까…

​새소리

​호로롱

호르

물방울처럼 굴러 내리는

새소리

– 깨질라!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얼른

두 귀 모아

​받았다.  (13쪽)

시인의 눈은, 삶은 또 퍽이나 부지런한 것이라 스쳐지나가는 무엇 하나 쉬이 넘기지 않으니 날씨, 계절, 장소, 새의 지저귐 하나 땅에 떨어트릴 일 없고 평범함 그 자체인 나에게는 감흥 없이 여닫게 되는 대문까지도 시의 글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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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시인데 어른이의 마음에도 기발하기만 하다. 둑에서 캐다 옮겨 심은 제비꽃은 입양이 아니라 납치당한 거라든가,  산책로에서 만난 달팽이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달팽이 전용 마을길을 과속으로 운행 중이라고 한다든가… 바람에 부푼 쓰레기 봉지를 일컬어 (유기견 아니고) 유기비닐봉지라고 하는 등… 재밌다. 매미 껍질이 땅속에서 시간과 싸우느라 단단해진 투구라고 한 건 멋있었다.  <<아! 깜짝 놀라는 소리>>에는 똑같이 생긴 참새들의  엄마 참새 구별법도 담겨 있으니 기대하시라!

​공 튀는 소리

이틀째 앓아누워

학교에 못 갔는데, 누가 벌써

학교 갔다 돌아왔는지

골목에서 공 튀는 소리 들린다

​탕탕 –

땅바닥을 두들기고

탕탕탕 –

담벼락을 두들기고

탕탕탕탕 –

꽉 닫힌 창문을 두들기며

골목 가득 울리는

소리

​내 방 안까지 들어와

이리 튕기고 저리 튕겨 다닌다.

까무룩 또 잠들려는 나를

뒤흔들어 깨우고는, 내 몸속까지

튀어 들어와 탕탕탕 –

내 맥박을 두들긴다. (56-57쪽)

​혼자 읽기 아깝고 아쉽다. 동심 그 자체인 시가 있는가 하면 밴쿠버 올림픽의 김연아를 기억하며 쓴 <파란 음표>나 위안부 소녀상의 마음을 담아 쓴 <위안부 소녀상의 일기>는 어른이라 더 벅차고 쓰라린 맘이 배가 되어 마음을 적신다. 함께 마음 세수하시지 않겠는가? 어른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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